부산과 울산, 경상남도 단체장이 민선 9기 취임 이후 처음 만나 부울경 광역화를 통한 지역 현안 대응에 의견을 모았다.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협력과 방향에는 공감했지만, 광역화 방식과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광역화·연합은 필연" 공감했지만 방식은 의견 차 확인
전재수 부산시장과 김상욱 울산시장,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8일 오후 1시 30분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조선에서 '제4회 부울경정책협의회'를 열었다. 민선 9기 출범 이후 부울경 세 단체장이 만나 공식적인 현안을 다룬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날 협의회 의장을 맡은 전재수 부산시장은 인사말에서 광역 협력 사업을 실행해 직접적인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시장은 "부울경은 충분한 산업 기반과 인재를 갖춘 대한민국 최대의 비수도권 지역경제권이다. 지역 주도 성장의 성공모델을 가장 먼저 만들어낼 수 있는 곳이 바로 부울경"이라며 "오늘 논의가 선언에 머물지 않고 구체적인 사업과 투자로 이어져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세 단체장은 30분 넘게 비공개 회의를 이어갔지만 광역화 방식에 대한 이견은 좁히지 못했다.
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전 시장은 "부울경 메가시티냐, 행정통합이냐 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이견이 좀 있었다. 추후 계속 머리를 맞대기로 했다"고 전했다. 다만 "광주전남 통합 사례를 보면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메가시티와 같은 특별연합이 우선이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김 시장 역시 "(광역화) 로드맵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었고,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부울경이 하나 되는 방향은 같지만, 시민 모두의 복리와 이익이 증대되는 방향을 찾기 위해서는 서두를 것이 아니라 신중하게 하나씩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완수 지사는 "민선 8기 때 전 부산광역시장님과 함께 발표한 행정통합에 대한 로드맵이나 추진 절차에 대해서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는 점을 확실히 말씀드린다"며 "두 시장이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논의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초광역 협력은 필수" 공동선언문 발표
세 단체장은 광역화 방식에 대한 이견과 별개로, 당면한 현안을 해결하고 함께 발전하기 위한 '초광역 협력'은 불가피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먼저 3개 시도가 상설 협의체를 가동하고 분야별 협력 과제를 구체화해 로드맵을 마련하는 등 '초광역 추진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정부의 '초광역특별계정'과 '초광역특별협약' 등 균형성장 정책에 대응해 부울경이 공동으로 육성할 미래 신산업과 핵심사업을 발굴하고 '6개년 초광역 발전전략'을 공동으로 수립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3대 분야 12개 전략과제를 통해 '하나의 부울경'을 만들기로 의견을 모았다. 4대 성장엔진을 중심으로 지역별 산업 경쟁력을 권역 전체의 경쟁력으로 확장하고, 생활서비스 공동 이용을 확산시켜 단일 생활권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경제권과 생활권의 핵심과제를 부울경이 함께 기획하고 예산도 함께 투입할 방침이다.
첨단 조선·해운과 미래모빌리티 혁신제조, 우주항공·방산, 차세대 원전·에너지 등 부울경 성장 엔진 육성 계획도 공동으로 수립하기로 했다.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와 연계해 부울경의 제조·산업 기반에 AI와 첨단기술을 접목하고, 기업·대학·연구기관과 함께 초광역 산업혁신 생태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정부의 공공기관 2차 이전에 대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부울경의 지역별 산업 특성과 강점을 반영한 핵심 공공기관 유치에 역량을 집중하고 지역별 특화기능을 연계해 공공기관 이전 효과를 부울경 전역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광역 교통망, 주력산업 고도화 등 핵심 협력사업에 대한 국비 확보 등 재정지원 확대를 위해 힘을 모으고, 중앙정부의 권한과 재정의 지방 이양을 위해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전재수 시장은 "이번 정책협의회는 민선 9기 부울경이 수도권에 필적하는 성장축으로 거듭나는 위대한 첫걸음"이라며 "부울경의 산업과 인재가 더 긴밀하게 연결되고 시도민이 체감하는 변화로 이어지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