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청희 건보공단 이사장 "건보료 상한 인상 아직 고려 안 해"

"국민 부담 늘려 재정 확충은 문제"
"보험료율 반복 동결은 국민 부담…매년 일정히 올려야"

강청희 건보공단 이사장. 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내년도 건강보험료율이 올해와 같은 7.19%로 동결된 가운데 강청희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현행 8%인 보험료율 법정 상한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 "지금 단계에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 부담을 고려해 보험료율 상한을 높이기보다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필요한 분야에 재정을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불필요한 돈 줄이고 필요한 돈 늘려야"

강 이사장은 8일 서울 광화문에서 취임 후 처음 연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보험료율 추가 인상과 법정 상한 조정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건보 입장에서는 보험료율이 인상되면 재정이 확충되니 좋겠지만, 국민 부담을 늘리면서 올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같은 재정 안에서 불필요한 돈은 줄이고 필요한 돈은 늘리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밝혔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이날 2027년도 건강보험료율을 올해와 같은 7.19%로 동결했다. 건강보험료율은 2024년과 2025년 2년 연속 7.09%로 동결됐다가 올해 7.19%로 1.48%p 인상됐지만, 내년에는 다시 동결된다.

정부는 최근 5년간 건강보험 당기수지가 흑자를 기록했고 지난해 말 기준 준비금이 30조 2천억 원으로 보험급여비 약 3.5개월분에 해당하는 점, 내년도 국고지원이 약 1조 1천억 원 늘어나는 점 등을 동결 배경으로 들었다.

다만 강 이사장은 보험료율 동결이 반복되는 데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매년 일정하게 올려주면 재정 기반이 조금씩 올라가는데, 한 번 쉬어가면 다시 올릴 때 큰 폭으로 올려야 한다"며 "두 번, 세 번 연속 동결하면 낮은 보험료 수입을 계속 가지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선 지출 구조도 손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이사장은 "과보상된 측면이 있다"며 "효과가 있는 부분은 보강하고 효과가 없는 부분은 퇴출하는 등 지출을 합리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당청구와 사무장병원 등 불필요한 지출에 대한 관리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MRI 검사에 대해서도 "제어가 필요해 수가 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절감 목표에 대해서는 "기획 단계에서 검토 중이어서 숫자로 명확히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국고지원만 의존 말고 부과체계 개편"

이형훈 보건복지부 2차관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7년도 건강보험료율 7.19% '동결' 등을 내용으로 한 제15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건강보험 국고지원이 법정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이사장은 "정부가 지원하는 금액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부 지원금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부과체계 개편을 통해 수입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재산과 소득을 함께 기준으로 보험료를 부과하는 현행 방식에 대해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어 빠른 시간 안에 개편해야 한다"며 "소득을 보다 정교하게 파악해 제대로 부과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개편안은 아직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중증·희귀질환부터 두텁게 보장"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의 우선순위는 전체 보장률보다 중증·희귀질환에 두겠다는 뜻도 밝혔다. 강 이사장은 "전체 보장률을 한꺼번에 올리기는 어렵다"며 "중증질환과 희귀난치질환 보장률을 먼저 올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생명과 관련된 의료 가운데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한 부분들에 치중하겠다"고 했다.

정부도 이날 희귀·중증난치질환 환자 136만 명의 산정특례 본인부담률을 오는 12월 현행 10%에서 7%로 낮추고, 2028년 상반기에는 5%까지 추가 인하하기로 했다. 중증 2형 당뇨병 환자도 인슐린자동주입기와 연속혈당측정기 지원 대상에 새로 포함된다.

강 이사장은 취임 후 추진 방향으로 '리부트 건강보험'을 제시하며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 통합돌봄을 연결하고 공단의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AI와 연계한 '건강복지 플랫폼' 구축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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