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대홍수가 발생한 지 2주가 지났지만 중국 당국은 실종자 명단이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고 있다. 정보가 부족하다 보니 가족들이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다급하게 생사 확인에 나서고 있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당국이 실종자 명단이 아닌 숫자만 공개하고 있어 네티즌들이 시민들의 제보를 바탕으로 실종자 명단을 작성해 온라인에 게재했다고 보도했다.
정부의 통제로 대홍수 피해에 대한 자세한 언론 보도를 찾아보기 힘든 반면 소셜미디어(SNS)에는 가족을 찾은 사연들이 줄을 잇고 있다.
티베트에 거주한다고 밝힌 38세 남성은 딸이 아내에게 보낸 채팅 내용을 SNS에 올렸다. 26일 홍수 발생 당일에는 "인터넷에 접속되면 아빠한테 꼭 전화해. 아빠가 정말 걱정하고 있어"라고 썼지만, 다음 날 메시지는 훨씬 다급해졌다.
딸은 "엄마, 제발 빨리 집에 와", "마침내 그녀는 똑같은 문자를 네 번이나 연달아 보냈다", "엄마, 보고 싶어"라는 문자를 연이어 보냈다.
펑광루(26)씨는 홍수가 발생한 후 연락이 닿지 않는 어린 시절 친구의 이름을 온라인에 유포되고 있는 비공식 실종자 명단에서 발견했다. 펑씨는 친구가 살았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유품이라고 찾겠다는 심정으로 티베트를 찾았다.
어린 딸을 두고 있는 한 여성은 국경지역 노동자들의 소포를 보여주는 영상에서 남편의 실마리를 찾았다. 남편이 딸을 위해 샀던 기저귀 상자를 발견한 그녀는 "너무 아파서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어요"라는 글과 함께 영상 캡처 사진을 온라인에 게시했다.
네팔의 피해 상황이 정부 발표와 다양한 매체를 통해 비교적 상세하게 공개되고 있는 것과 달리 중국의 피해 상황과 규모는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접경지역에서 실종된 일부 이민국 직원과 국경 경찰관들의 얘기를 집중적으로 다룰 뿐이다. 대부분 애국적인 희생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NYT는 "26일 참사 이후 경찰은 산사태에 대한 허위 정보를 유포한 사람들을 처벌했고, 국영 언론 기자와 온라인 인플루언서들에게는 공식적인 입장을 충실히 따르도록 경고했다"고 짚었다.
중국 당국의 정보 통제는 정부에게 부담이 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의 인권 연구원인 야치우 왕은 "가족들이 서로의 경험을 알게 되면 개인적인 슬픔이 공동의 불만으로 바뀌고 결국 진실과 책임 규명을 요구하는 집단적인 시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정보 접근이 어렵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뒤늦게 일부 외신 기자들에게 피해 현장을 공개했다. 신화통신 등은 지난 5일과 6일 현장 취재에 미국·영국·러시아·인도·파키스탄·싱가포르·브라질 등 12개 언론사가 참여했다고 밝혔다. 한국 언론은 포함되지 않았다.
취재진은 피해가 집중된 지룽 통상구를 둘러보고 지질 전문가와 소방·구조 인력 등을 인터뷰했으며, 중국 당국이 마련한 기자간담회에도 참석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홍수 피해 관련 정보 공개가 제한적이고 온라인 영상 검열이 이뤄졌다는 지적에 대해 중국 당국은 정보 공개가 "공개적이고 투명하며 시의적절하게" 이루어졌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