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승원 '식약처장 문자' 후 의원실 통해 진행 확인"

'청탁 의혹' 브로커, 김승원 의원실과도 연락 의혹
金-식약처장 연락 후…제넨셀 대표 "언제 나오나"
"브로커, 金 의원실 관계자 통해 '진행 상황' 확인"
金 후보자 측 "당시 의원실서 관여한 사실 없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시험 승인을 청탁한 것으로 지목된 브로커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의원실을 통해 임상 진행 상황을 확인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일회성 민원 전달이었다는 김 후보자 측 해명과 달리 그가 적극적으로 브로커에게 도움을 주려 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金-식약처장 연락 후…의원실 통해 '진행 상황' 확인?

9일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공익제보자 조모씨의 의견서에는 '브로커 양모씨가 김 후보자의 의원실 관계자에게 임상시험 진행 상황에 대한 확인을 요청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해당 의견서는 지난 2월 코로나19 치료제 업체인 제넨셀의 대표 강모씨의 업무방해 등 혐의 사건을 심리 중인 재판부에 제출됐다.

제넨셀은 지난 2021년 9월 23일 코로나19 치료제 'ES16001'에 대한 임상 2·3상 시험계획에 대한 승인을 식약처에 신청했다. 식약처는 일주일 뒤 제넨셀 측에 근거 자료 등을 보완하라고 요구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양씨는 같은 해 10월 7일 "식약처에 코로나 치료제 관련해서 들어가 있다. 12일인가 8일인가 결과치가 나오기로 했는데 늦춰지나보다"라며 김 후보자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나흘 뒤 김 후보자는 양씨와 통화하며 "직접 챙겨보라고 내가 얘기 한번 해볼 게"라고 말한다. 이후 김 후보자는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전화를 걸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 '제넨셀의 임상시험 승인을 빠르게 처리해달라'고 요청한다.

김 후보자가 민원을 전달한 뒤에도 양씨와 강씨는 승인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운 것으로 보인다. 강씨 1심 판결문에 따르면, 그는 같은 해 10월 14일 양씨에게 "제넨셀이 19일까지 승인이 나오냐. 우리는 19일까지 나와야 하는데"라고 재촉했다.

이 과정에서 양씨가 김 후보자 본인뿐 아니라 그의 의원실 관계자와도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게 조씨 설명이다. 조씨는 "(양씨가) 처음에는 김 후보자와 전화를 하고, 김 후보자가 바쁘니 보좌진과 연락했다고 말했다"라며 "그때 의원님이 얘기했던 거 잘 진행되고 있냐고 확인한 것"이라고 전했다.



'일회성 민원 전달'과 배치 정황…金 "의원실 관여 안 해"

이 같은 정황은 김 후보자 측 해명과 다소 배치되는 측면이 있다. 김 후보자는 지난 7일 도어스테핑을 통해 "지연된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해 달라는 취지로 식약처장에게 전화를 딱 한 번 하고, 내용에 대한 문자를 당일 주고받은 게 다"라며 "중립적으로 또 드라이하게 민원 사항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의원실 차원에서 임상시험 승인의 진행 상황까지 챙겼다면 일회성 민원 전달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 후보자 측은 관련 의혹에 대해 부인하는 입장이다.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후보자와 식약처장 사이 연락을 취한 사실은 이미 설명드린 바와 같다"며 "당시 의원실에서 관여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씨와 제3자 사이의 통화 등은 이미 법원 재판 및 검찰 수사 과정에서 과장되거나 허위의 내용이라는 점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씨가 제출한 의견서에는 양씨가 김 후보자를 통한 청탁의 대가를 받기로 계획한 정황도 담겼다.

양씨 등의 공소장에 따르면 식약처의 임상시험 승인이 이뤄진 이후인 2021년 12월 13일쯤 제넨셀이 6억 원 상당의 구스타 CB를 인수했다.

이와 관련 조씨는 의견서에서 "양씨는 '임상 승인만 나면 강씨로부터 큰 거 한 장이 들어온다'라고 했다"며 "6억 원이 식약처 로비 성공에 따른 성공 보수임을 수차례 시인했다"고 언급했다.

또 "양씨는 컨설팅 초기부터 강씨로부터 자금이 유입된다는 사실을 내부에서만 공유하는 극비 사항으로 규정하고 철저한 입단속을 지시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양씨는 6억 원이 투자에 따른 것처럼 눈속임했다는 것이 조씨 주장이다. 그는 의견서에서 "실제 사업을 추진할 의사가 전혀 없이 인터넷 플랫폼 개발이나 콤부차 사업 등을 IR 자료에 억지로 끼워 넣는 과정을 직접 목격했다"고 말했다.

다만 강씨의 범죄수익은닉 혐의 사건을 심리한 1심은 6억 원의 CB 인수에 관해 "강씨가 정치권 청탁 대가를 양씨에게 명시적으로 약속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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