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g 어떻게 뺐나…갤럭시 Z폴드8 '0.001g 다이어트' 이야기

폴드5 253g서 폴드8 201g까지 경량화 과정
270개 부품·180여종 부자재 전부 다시 설계
머리카락 3분의 1 티타늄…0.001g까지 줄여

갤럭시 Z폴드 세대별 두께 및 무게 변화. 삼성전자 제공

스마트폰에서 1g은 얼마나 무거울까. 손에 들면 거의 느끼기 어렵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갤럭시 Z폴드8을 만들면서 이 1g을 줄이기 위해 제품을 사실상 처음부터 모조리 뜯어봤다. 심지어 테이프 같은 부자재는 0.001g까지 따졌다.

결과는 201g. 2023년 출시된 갤럭시 Z 폴드5가 253g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몇 세대 만에 52g을 덜어냈다. 2019년 첫 갤럭시 폴드의 무게는 276g이었다.

삼성전자가 9일 뉴스룸을 통해 공개한 개발 과정을 보면 폴드8의 '다이어트'에는 특별한 비법 하나가 있었던 게 아니다. 디스플레이와 힌지 같은 핵심 부품부터 회로기판, 안테나, 브래킷, 심지어 테이프까지 조금씩 무게를 깎아낸 결과다.

가장 먼저 손을 댄 곳은 폴더블의 핵심인 디스플레이다.

폴드8에는 '플렉스 티타늄' 기술이 적용됐다. 디스플레이를 받치는 티타늄 합금 필름을 머리카락 굵기의 약 3분의 1에 불과한 수십 마이크로미터 수준까지 얇게 만들었다.

디스플레이가 올라가는 금속판도 일부는 약 0.2㎜, 가장 얇은 곳은 0.15㎜ 수준이다. 문제는 금속을 무작정 얇게 깎으면 휘거나 뒤틀린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가공 순서와 공구, 냉각 조건 등을 조정해 얇으면서도 평평하게 만드는 정밀도를 높였다.

힌지도 단순히 작게 만들지 않았다. 스마트폰을 수없이 접고 펴도 특정 지점에 힘이 몰리지 않도록 구조를 다시 설계하면서 필요한 강성과 내구성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1g'이 안 나오면 0.001g씩 모았다

큰 부품에서 줄일 수 있는 무게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개발진은 제품 안에 들어가는 약 270개 부품과 180여 종의 부자재를 다시 펼쳐놓았다.

회로기판(PCB)은 불필요한 회로와 부품을 덜어내 면적을 줄였고, 안테나는 주변 부품과 겹치는 공간을 최소화하도록 구조를 바꿨다.

테이프와 고정부품 같은 작은 부자재도 예외가 아니었다. 약 180여 종 가운데 15종은 아예 없앴다. 남은 부자재도 크기와 모양을 바꾸거나 여러 부품의 역할을 하나로 합쳤다. 일부에서는 0.001g 단위까지 무게를 줄였다.

0.001g만 보면 의미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런 작업을 수백 번 반복하면 0.1g이 되고, 다시 몇 g이 된다. 삼성전자 설명대로라면 폴드8의 52g 감량은 '한 방'이 아니라 수백 번의 작은 다이어트를 합친 결과인 셈이다.

줄인 무게를 다시 '성능'에 쓴다

삼성전자의 목표는 단순히 숫자상 무게를 줄이는 데서 끝나지 않았다. 줄여놓은 무게와 내부 공간을 배터리와 카메라, 방열 성능을 높이는 데 다시 활용됐다.

폴드8 울트라가 대표적이다. 유사한 크기의 폴드7은 4400mAh 배터리를 탑재했지만 폴드8 울트라는 이를 5천 mAh로 키웠다. 배터리만 약 6g 무거워졌다.

개발진에게는 다시 숙제가 떨어졌다. '늘어난 6g을 어디에서 뺄 것인가.'

제품 곳곳에서 다시 무게를 덜어낸 결과 배터리를 키우면서도 그라파이트 방열판 체적은 약 7% 확대했다. 2억 화소 메인 카메라와 폴더블 최초 5천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도 탑재했다.

결국 삼성전자가 말하는 폴더블의 경량화는 기능을 빼서 가볍게 만드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필요 없는 0.001g까지 찾아내고, 그렇게 확보한 무게와 공간을 다시 필요한 성능에 집어넣는 작업이다.

276g으로 시작했던 삼성 폴더블은 8세대 만에 201g까지 내려왔다. 폴드8의 75g 감량 뒤에는 머리카락보다 얇은 금속부터 눈에 보이지도 않을 만큼 가벼운 테이프 한 조각까지 다시 들여다본 '그램과의 싸움'이 있었던 셈이다.

삼성전자는 회사 뉴스룸에서 "Z폴드5의 253g에서 Z폴드8의 201g까지의 변화는 하나의 소재나 하나의 부품이 만들어낸 결과가 아니"라며 "8세대에 걸쳐 축적한 핵심 기술과 새로운 소재에 대한 도전, 그리고 제품 전체를 다시 설계해 온 수많은 개발 과정의 결정이 오늘날의 갤럭시 Z 폴드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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