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확대를 뒷받침하기 위해 올해 120조원, 내년 140조원 규모의 무역금융을 공급한다. 대기업과 은행이 참여하는 10조원 규모의 상생 무역금융을 연내 조성하고, 중소 조선사를 대상으로 한 선수금환급보증(RG)도 내년 1조원가량 지원한다.
산업통상부는 9일 오후 수원 선익시스템에서 박정성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수출 중소·중견기업 및 금융기관 관계자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수출 중소·중견기업 무역금융 지원 확대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가 무역금융 공급을 확대하는 것은 중소·중견기업을 중심으로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자금 부족으로 수출 기회를 놓치는 기업을 줄이기 위해서다.
올해 누적 수출액은 지난 5일 기준 7094억달러로, 248일 만에 지난해 연간 수출 실적을 넘어섰다. 정부는 연간 수출 1조달러 달성이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보고 무역보험공사를 통한 중소·중견기업 무역금융 지원 규모를 지난해 109조원에서 올해 120조원으로 확대하고, 내년에는 140조원 규모로 공급하기로 했다.
확대되는 금융 지원 규모의 핵심은 '1+3 금융지원 패키지'다.
우선 자본잠식 등으로 일반보증 이용이 어려운 기업에 수출 확대 가능성을 평가해 지원하는 특례보증 공급 규모를 당초 올해 3천억원에서 3500억원으로 늘린다. 내년에는 45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3대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도 가동한다. 대기업과 은행이 무역보험기금에 출연하고 이를 토대로 중소·중견 협력사에 금융을 지원하는 '상생 무역금융'은 연내 10조원 규모의 재원을 조성한다.
수출 실적이 충분하지 않은 기업에 대해서는 과거 수출액이 아닌 매출액을 토대로 지원하는 수출성장금융 보증 한도를 현재보다 2배 이상 확대한다.
조선업 경기 회복세에 맞춰 중소 조선사를 대상으로 한 선수금환급보증(RG)도 내년 약 1조원 규모로 공급한다. RG는 조선사가 선박을 제때 건조하지 못할 경우 금융기관이 선주에게 선수금을 대신 돌려주겠다고 보증하는 제도로, 선박 수주를 위한 핵심 금융수단이다.
수출 경험이 많지 않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무료 지원도 확대한다. 기업들이 해외 거래처의 신용도를 확인할 수 있도록 신용조사를 기업당 5건까지 무료로 제공한다. 연간 수출액 500만달러 이하 기업이 별도의 보험료 부담 없이 단기수출보험을 이용할 수 있도록 단체보험 협약기관도 현재 78개에서 85개 이상으로 확대한다.
기존 보험·보증 중심의 무역금융 지원 방식도 다변화한다. 정부는 연내 무역보험법 개정을 추진해 무역보험공사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수출 중소·중견기업에 직접 투자하거나 이들 기업의 수출채권을 매입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기업은 직접투자로 중장기 성장재원을 확보하고, 수출채권을 조기에 현금화할 수 있게 된다.
서비스나 재화를 공급한 뒤 매달 사용료를 받는 구독형 수출 등 새로운 거래 형태에 맞춘 전용 보험상품도 신설한다.
박정성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우리 수출의 외연을 넓히고 있는 중소·중견기업이 자금 부족으로 어렵게 확보한 수출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며 "과거 수출실적 뿐만 아니라 성장가능성을 살펴, 첫 수출부터 성장과 도약까지 필요한 무역금융이 제때 공급되도록 지원 문턱은 낮추고 속도는 높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