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피해 13년 만에 최고…100명 중 3명 "당했다"

연합뉴스

초·중·고교생 100명 가운데 3명가량이 학교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폭력 피해응답률은 2.9%로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집단따돌림과 신체폭력 비중이 늘었다.

교육부는 16개 시·도교육청과 지난 4월 14일부터 5월 13일까지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3학년 학생 319만명을 대상으로 '2026년 1차 학교폭력 실태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피해응답률이 2.9%로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전체 학생의 81.9%로, 9만 1600명이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피해응답률은 지난해 1차 조사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2013년 1차 조사 당시 2.2%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가 5.7%로 가장 높았고 중학교 2.3%, 고등학교 0.8% 순이었다. 지난해보다 초등학교는 0.7%포인트, 중학교는 0.2%포인트, 고등학교는 0.1%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집단따돌림·신체폭력 늘어…가해자 78%는 '동급생'

교육부 제공

피해 유형별로는 언어폭력이 37.8%로 가장 많았다. 집단따돌림 17.1%, 신체폭력 15.7%, 사이버폭력 7.0%, 성폭력 5.2%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언어폭력과 사이버폭력 비중은 각각 1.2%포인트, 0.8%포인트 줄었다. 반면 신체폭력은 1.1%포인트, 집단따돌림은 0.7%포인트 늘었다.

모든 학교급에서 언어폭력 비중이 가장 높았다.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언어폭력과 집단따돌림, 사이버폭력, 성폭력 비중은 높아진 반면 신체폭력과 강요 비중은 낮아졌다.

가해자는 같은 학교 동급생이 대부분이었다. '같은 학교 같은 반 학생'이 48.2%, '같은 학년 다른 반 학생'이 29.8%로 동급생이 전체의 78.0%를 차지했다.

학교폭력 피해가 가장 많이 발생한 장소는 교실 안으로 28.2%였다. 복도·계단 16.4%, 운동장·체육관·강당 등 9.1%, 사이버공간 7.1% 순이었다.

피해가 발생한 시간은 쉬는 시간이 29.8%로 가장 많았고 점심시간 21.2%, 학교 일과가 아닌 시간 14.0%, 수업시간 9.8% 등이었다.

피해학생 8.1%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학교폭력 피해 사실을 알린 대상으로는 보호자나 친척이 36.6%로 가장 많았다. 학교 선생님 29.5%, 친구·선후배 13.5%가 뒤를 이었다.

피해를 경험하고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는 학생은 8.1%였다.

알리지 않은 이유로는 '일이 커질 것 같아서'가 24.6%로 가장 많았다.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20.9%, '이야기해도 소용없을 것 같아서' 13.8%, '더 괴롭힘을 당할 것 같아서' 11.6% 순이었다.

학교폭력 가해응답률은 0.8%로 지난해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초등학교는 1.6%, 중학교는 0.7%, 고등학교는 0.1%였다.

가해 이유로는 '장난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가 30.6%로 가장 많았다. '상대방 학생이 먼저 괴롭혀서' 21.7%, '상대방 학생과 오해가 있거나 의견이 달라서' 12.6%, '상대방 학생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12.3% 등이었다.

학교폭력을 목격했다는 응답은 6.7%였다. 목격 후 행동으로는 '피해 학생을 위로하고 도와줬다'가 33.1%로 가장 많았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응답도 31.0%에 달했다.
 
교육부 제공

'야차룰·스파링' 신종 학교폭력 대응 강화

교육부는 최근 학교폭력 양상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달 학생과 교원,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위원, 학교폭력 제로센터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세 차례 간담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장난으로 시작한 일이 과격해져 학교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일상적인 갈등에 대처하는 방법과 건강하게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 학교폭력 목격 시 방어자로 행동하는 방법 등을 중심으로 예방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교육부는 이른바 '야차룰'과 '스파링' 등 신종 학교폭력에 대한 대응도 강화한다. 야차룰은 '신고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걸고 맨몸으로 싸우는 행위를 뜻한다.

경찰청은 지난달 야차룰 관련 경보를 발령한 데 이어 학교전담경찰관(SPO)을 통한 예방교육을 집중적으로 실시한다.

교육부는 사이버공간에서 학교폭력 영상이 유포될 경우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협력해 관련 제도를 개선한다. 갈등상황 대처와 방어행동 등 학생들의 대응 역량을 높이기 위한 학교급별 교육자료도 개발한다.

올해 하반기에는 관계회복을 학교폭력 사안 처리의 핵심 절차로 정착시키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 지난 3월 초등학교 1~2학년에 도입한 '관계회복 숙려제도'의 적용 대상을 확대하기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도 개발할 계획이다.

학교폭력 피해로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지원하기 위해 시·도교육청과 함께 학교폭력 피해학생 전문교육기관도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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