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면 일대에서 유흥주점 여러 개를 운영하며 취객에게 가짜 양주를 제조해 판매한 뒤 술값을 부풀려 받는 수법으로 수익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종업원이 하루 할당량을 채우지 못할 경우 사우나에 감금하는 등 가혹행위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사기와 범죄단체 조직·가입·활동 등 혐의로 총책 A(30대·남)씨 등 일당 45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특수상해 등 혐의를 적용해 1명을 구속 기소했다.
또 이들에게 여성 접객원을 공급하며 가담한 무등록 보도업체 대표 등 16명을 직업안정법 위반 혐의로 함께 검거했다.
A씨 등은 2022년 4월부터 2024년 9월까지 부산 부산진구 서면 일대에서 유흥주점 5곳을 운영하며 취객을 유인해 가짜 양주를 마시게 한 후 술값을 부풀려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총책과 실장, 마담, 웨이터, 호객꾼, 접객원 등으로 역할을 나눠 범행했다.
호객꾼 역할을 하는 조직원이 술에 취한 중년 남성 등을 주점으로 유인하면, 웨이터들은 손님들이 남기고 간 양주를 한 병에 모은 뒤 부족한 경우 홍차 등을 섞어 가짜 양주를 만들었다. 이후 술에 취한 손님들에게는 새 양주인 것처럼 병을 따 제공했다.
여성 접객원들은 손님이 최대한 많은 양의 술을 마시고 잠들도록 유도했다. 손님이 의식을 잃으면 미리 테이블에 빈 양주병을 올려놓고 실제로 고가의 술을 마신 것처럼 꾸몄다. 또 선결제를 유도하면서 알아낸 카드 비밀번호 등을 이용해 돈을 가로채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판매한 가짜 양주는 모두 35억 원 상당에 달하며, 피해자도 1천 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 결과 피해자 대부분은 중년 남성으로, 유흥업소 출입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우려해 피해를 겪고도 제대로 신고하지 못했다. 경찰은 설득 끝에 피해자 58명의 진술을 확보해 1억 원 상당의 피해 규모를 특정했다.
이들 일당의 조직원들에 대한 통제도 강압적이었다. 총책과 실장 등은 웨이터와 호객꾼들에게 하루 할당량을 채우도록 강요하고 불시에 휴대전화를 점검하는 등 방법으로 조직원을 감시했다.
특히 관리자급인 B(30대·남)씨는 부산지역 폭력단체 소속으로, 조직원이 하루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거나 도망칠 경우 자해를 강요하거나 폭행했다. 또 사우나에 감금시켜 기절하게 하거나 헬스장에서 강제 운동을 시키기도 했다.
이같은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한 내부 조직원들이 경찰에 자진 신고하면서 이들 범행이 드러났다.
경찰은 A씨 검거 직후 해외로 달아난 B씨와 공동 총책 등 2명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또 이들에게 도피자금 2억 원을 건네려 한 조직원을 추가로 검거한 후, 도피자금에 대해 법원에서 기소 전 추징보전 인용을 받았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피해자들이 유흥업소 출입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신고하거나 항의하지 못한다는 점을 악용한 교묘하고 조직적인 범행"이라며 "해외로 도피한 공범과 범행에 가담한 조직원들에 대한 수사를 계속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