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송천동 농수산물시장 화재를 두고 전북소방본부가 '원인미상 화재'로 결론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제기됐던 가스 누출이나 전기적 요인으로 인한 화재의 가능성을 두고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9일 CBS노컷뉴스 취재에 따르면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는 이날 전주시 송천동에서 발생한 농수산시장화재를 두고 '원인미상화재'로 판단한 조사 보고서를 확정했다.
19개 점포 태우고 11억 5천만 원 피해…화재 원인은 못 밝혀
앞서 지난 달 9일 오후 11시 13분쯤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 농수산시장 활어동에서 불이 나 약 4시간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1400제곱미터에 달하는 단층 건물과 19개의 점포 등이 불에 타 약 11억 5200만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화재 후 약 한 달 동안 화재 현장을 조사한 소방은 '발화점을 특정할 수 없음'을 화재의 원인을 찾지 못한 이유로 밝혔다. 점포 내 폐쇄회로(CC)TV들이 전부 소실되면서 어디서 불이 시작됐는지 파악할 수 없었다는 뜻이다.
화재 직후 제기됐던 '가스 설비로 인한 화재'나 '전기적 요인으로 인한 화재'의 가능성도 확인하지 못했다. 소방 당국은 불이 완전히 꺼진 지난달 10일 현장에서 "불이 시작된 지점으로 보이는 곳에 가스 설비가 있었다"고 발표했고, 상인들 또한 "전기 설비가 노후화됐다"는 증언들을 했지만 이번 화재와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
소방 관계자는 "불을 끄는 과정에서 시장 건물 전체를 철거했고, 내부 집기 등을 모조리 밖으로 꺼내면서 가스 배선이나 전기선 등 화재 원인을 파악할 증거들이 모두 사라져버렸다"며 "건물 자체가 무너져버렸기 때문에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할 만한 요인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스프링클러 없이 낡은 전기 설비, 가스 설비 있어도 점검 없어…개선 필요
조사는 화재 원인을 밝히지 못한 채 끝났지만, 해당 시장에 △가스 설비가 있었음에도 안전 당국의 검사 대상이 아니었다는 점 △스프링클러가 없었다는 점이 드러난 만큼 새로 세워질 시장엔 기존 시장의 미비한 점이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불이 난 농수산시장 활어동은 각 점포가 사용하는 액화석유가스(LPG)통이나 화로 등 가스 설비 시설이 갖춰졌지만 신고되지 않은 시설이라 한국가스안전공단의 검사 대상이 아니었다. 가스 노즐의 노후화나 배관의 안정성 등을 점검할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노즐과 밸브는 녹슬거나 누출이 발생할 수 있어 정기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며 "지자체에 신고를 해 감독 하에서 가스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스프링클러가 없는 것도 불이 빨리 번진 원인으로 지목됐다. 농수산시장이 처음 지어졌던 1990년대 초반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기준은 면적이 9천 제곱미터 이상인 판매 시설이었고, 화재가 난 건물은 1500제곱미터에 불과해 설치 의무 대상이 아니었다. 이후 개정된 소방법에 따른 기준(5천제곱미터)에도 미치지 못해 설치 의무 대상이 아니었을뿐더러, 건축물은 소급적용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설치가 되지 못했다.
공 교수는 "새로 짓게 될 도매시장에는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는 것이 초기 진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며 "스프링클러 설치가 어렵더라면 자동확산소화기를 각 점포마다 설치하거나 간이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면 이번 화재와 같은 일은 막을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전주시는 행정안전부 특별교부세 5억 원을 확보해 피해 상인들의 영업 재개를 위한 주차장 내 대체시설 신축에 나선다. 또한 재해재난 생계지원금으로 점포당 500만 원(재해위로금 300만 원·도 소상공인구호기금 200만 원) 등을 지원한다. 화재보험 손해배상을 위한 손해사정사를 채용해 보험금 청구에도 대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