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賤 UTD'.
프로축구 FC서울 일부 팬들이 내건 현수막을 둘러싼 파장이 커지고 있다. 사람 인(人)과 천할 천(賤)을 조합해 '人賤'이라고 적은 현수막인데, 축구계를 넘어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천유나이티드 구단주인 박찬대 인천시장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스포츠의 본질을 훼손하는 지역 비하를 좌시하지 않겠다"며 "지난 주말 FC서울 원정 경기 직후 FC서울 응원석에 우리 구단과 인천을 비하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고 전했다.
논란은 지난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27라운드 FC서울과 인천유나이티드의 경기 종료 후 불거졌다. 경기에서 승리한 FC서울 팬들의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히는 과정에서 비친 현수막 문구가 문제가 됐다.
현수막에는 '전달水 + 조건盜 = 人賤 UTD'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2024년 인천유나이티드 팬들의 물병 투척 사건과 특별감사 등을 받아야 했던 구단 내부 상황을 당시 전달수 전 대표이사와 조건도 현 대표이사의 이름에 빗댄 것으로 풀이된다.
논란의 핵심은 '人賤 UTD'라는 표현이다. '人賤'을 직역하면 '사람이 천하다'는 뜻으로, '인천(仁川)'을 다른 의미의 한자로 바꿔 표현한 것이다. 이를 두고 인천 지역과 시민 전체를 비하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박 시장은 "해당 현수막은 축구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 도를 넘어 팬들과 인천시민을 모욕한 행위"라며 "구단주로서, 인천시장으로서 우리 팬들과 인천시민을 모욕하는 행위에 대해 분노와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함부로 선을 넘고 더욱이 비하해서는 안 된다"며 "이번 사태에 대해 재발 방지와 책임 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질 때까지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인천시 정치권 전체에서도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박종혁 인천시의회 의장 역시 같은 날 "자랑스러운 우리 도시의 이름을 차마 입에 담기 힘든 표현으로 변형해 인천시민의 자부심을 짓밟고 모욕했다"며 "300만 인천시민의 자부심을 지키기 위해 명확한 경위 파악과 실효성 있는 후속 조치가 이어지도록 강경하게 대처하겠다"고 규탄했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인천시민과 인천유나이티드 팬들의 자긍심을 훼손하는 지역 비하 행위를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겠다"며 "FC서울 구단과 관련 단체는 경위를 면밀히 확인하고 책임 있는 조치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인천시당 역시 "라이벌 구단 간 경쟁과 도발은 축구 문화의 일부일 수 있지만 특정 지역과 시민을 비하하는 표현까지 용인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인천 팬들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운영하는 K리그 클린센터에 해당 사안을 신고했다. K리그는 질서 확립과 건전한 축구 문화 조성을 위해 관중의 차별적·모욕적 행위 등에 대한 관련 규정을 두고 있다.
경기장에서 종교적 차별 행위, 정치적 언동, 인종차별적 언동 등이 발생할 경우 해당 구단에 징계가 내려질 수 있다. 징계 수위는 승점 감점, 무관중 홈경기, 제재금 부과 또는 경고 등으로 규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