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재운 감독의 다큐멘터리 <나무의 노래(The Song of Trees); 제작 KNN>가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 방송상인 2026 프리 이탈리아 TV 다큐멘터리(Prix Italia TV Documentary) 부문 최종 3편(Finalist)에 선정됐다. 빠르고 자극적인 영상이 넘쳐나는 시대에 '침묵과 기다림'을 키워드로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사색한 시도가 글로벌 방송가에 깊은 울림을 남겼다는 평가다.
이탈리아 공영방송 RAI는 올해 제78회 '프리 이탈리아' TV 다큐멘터리 부문 최종 후보(Finalist) 3편 중 하나로 한국 KNN의 <나무의 노래>(연출 진재운)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나무의 노래>는 프랑스 텔레비지옹(France Télévisions)의 <11월 13일, 소니아의 선택>, 독일 ARD의 <재능 있는 F씨> 등 유럽 명문 공영방송사의 작품들과 최종 본상을 두고 겨루게 됐다.
1948년 창설된 '프리 이탈리아'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국제 방송상으로 꼽힌다. 올해는 52개국 83개 방송사에서 총 226개 프로그램이 출품됐다. 한국 다큐멘터리가 세계 주요 방송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정규 TV 다큐멘터리 부문 최종 3편에 진출한 것은 지극히 이례적인 성과다.
<나무의 노래>는 니카라과의 거대한 숲을 사들여 1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은 88세 여성의 삶을 따라가는 작품이다. 거창한 영웅 서사나 자극적인 인물 전기를 지양하고, 롱테이크와 현장음, 절제된 내레이션을 통해 인간과 숲, 노화와 생태적 의식을 긴 호흡으로 짚어낸다. 주최 측인 RAI 역시 본 작품을 "삶과 자연, 나아가 지구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는 시적 명상"이라고 극찬했다.
연출을 맡은 진재운 감독은 "기후위기 시대에 필요한 것은 메시지의 전달보다 자연을 직접 느끼고 감동하는 감각을 회복하는 일"이라며 "나무 앞에서 마음을 열고 오래 머물 때 회복되는 그 감각이야말로 동서양을 넘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전 세계인이 되찾아야 할 가치"라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앞서 2026 뉴욕페스티벌 3관왕, 한국방송대상 작품상 등을 쓸어 담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나무의 노래>는 오는 10월 2일 이탈리아 라퀼라에서 열리는 공식 시상식에서 최종 수상 여부를 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