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복합시설 100개 목표…안민석 "벽 깨고, 모든 학교시설 주민에 개방"

작년부터 이어진 원동초 통기타 수업
추미애·최교진 등 500여명 참석
"교육행정 역사상 최초"…31개 시군 다 모여
安 "예산 2배 쓰면 3,4배로 돕겠다"
학교복합시설 100개 제안…주민 개방도

9일 경기 오산시 원동초등학교에서 '벽깨기 사업 사례'인 RAS '통기타 수업'을 6학년 5반 학생 20여명이 참여하는 모습. 김수진 기자

"오늘 이곳, 원동초 수영장과 통기타 수업이 (벽 깨기의) 좋은 사례입니다.
예산 문제가 아니라 인식의 문제입니다.
벽깨기 정신은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철학에서 출발합니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9일 오전 경기 오산시 원동초등학교. 경기도교육청은 이날 도내 31개 시군, 25개 교육지원청 등과 함께 교육행정과 일반행정의 경계를 허물고 정책·예산·자원을 연계하는 '벽깨기 협약식'을 진행했다.

기타 치고, 물에 뜨고…'즐거운 벽 깨기 수업'

안민석 경기도 교육감이 강조한 철학은 이날 학교 곳곳에 스며들어 있었다. 원동초 2층 한 교실에서는 6학년 5반 학생 22명이 통기타를 하나씩 품에 안고 RAS 강사와 함께 동요 '문어의 꿈'을 연주했다. 경기도교육청이 독서(Reading)·예술(Arts)·스포츠(Sports)의 머리글자를 따 올해 2학기부터 본격 도입한 'RAS 교육'의 일환이다.

강사가 "구호 한번 외치고 시작해볼까요, 오른손 번쩍!"이라 외치자 학생들은 밝은 목소리로 힘차게 화답했다. 이어 학생들은 고사리 손으로 코드를 하나씩 짚어가며 연주를 시작했다. 악보와 기타를 열심히 번갈아보던 학생들 모두 40분의 수업 내내 집중한 모습이었다.

같은 시각 지하 1층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는 또 다른 수십 명의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물에 뜨는 법을 배웠다. 긴장한 표정의 아이들은 전문 강사의 지도에 점차 안심하며 수업을 즐겼다. 안 교육감은 수영장 옆에 서서 생존수영 교육을 받는 아이들이 물에 뜨는 모습을 지켜봤다.

예산에도 "아낌없는 지원" 약속

9일 경기 오산시 원동초등학교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벽깨기 협약식'에 경기도 내 31개 시군이 참석했다. 김수진 기자

이날 협약식에는 안 교육감을 비롯해 최교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추미애 경기도지사, 도내 31곳의 시장·군수와 교육지원청 교육장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29개 시·군 단체장 등은 5대 공통과제와 지역별 특화과제 등 10개 항목으로 구성된 업무 협약을 맺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용인시와 성남시는 특화과제 등의 논의를 더해 추후에 협약을 체결한다.

공동과제는 △폰 프리(Phone Free) 문화 확산 △RAS 인성교육 활성화 △학교·지역 인프라 공유 및 벽깨기 협력관 운영 △교육예산 두 배 확충 및 교육자치 공동 실현 △학교복합시설 협력 추진이다.

협약 서명을 앞둔 안 교육감은 무대에서 '교육예산 두 배 확충' 과제를 두고서는 "지자체가 교육 예산을 두 배로 쓰면 교육청은 3배, 4배로 돕겠다"며 정조대왕의 애민 정신을 인용해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하기도 했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과 가평군이 9일 경기 오산시 원동초등학교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벽깨기 협약식'의 서명을 마친 모습. 김수진 기자

안 교육감은 인구 10만 명당 1개꼴로 10년간 학교복합시설 100개를 짓는 '경기 골든 플랜(GGP)'을 강조했다. 안 교육감은 "학교가 부지를 제공하고 지자체가 수영장, 도서관, 돌봄시설, 운동시설을 포함한 학교복합시설 건립 운동을 함께 하자"며 "앞으로 경기도 모든 학교의 운동장과 체육관을 주민을 위해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지역사회가 가진 인력과 시설을 학교 교육과 연결해야 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안 교육감은 "모든 아이들에게 악기와 운동을 가르치려면 선생님들의 의지와 학교가 가진 자원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학교가 지역사회로부터 부족한 인적 자원과 시설을 지원받는다면 학생 누구나 문화 시민의 소양을 갖출 수 있다"고 설득했다.

지역별 특화과제를 대표로 소개한 시장군수협의회 부대표 서태원 가평군수는 "지역마다 과제는 다르지만 목표는 하나"라며 "우리 아이들이 사는 곳에서 더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청과 지자체가 함께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실제 모델 위…교육·행정 최초 시도

안민석 경기도교육감과 최교진 교육부장관이 9일 경기 오산시 원동초등학교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벽깨기 협약식'을 앞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수진 기자

이날 협약식은 안 교육감이 그려온 '벽깨기'의 실제 모델 위에서 열린 셈이다. 원동초 스포츠센터는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활용하는 학교복합시설로, 2017년 국회와 교육부·경기도·도교육청·오산시가 77억 원을 들여 조성됐다.

이에 현장에서는 안 교육감이 5선 국회의원 시절 교육위원회에서 오래 활동하고, 미국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으면서 그간 쌓아온 구상을 실제로 이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9일 경기 오산시 원동초등학교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벽깨기 협약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김수진 기자
추 지사는 "벽 깨기 협약식은 교육·행정 역사상 최초"라며 "이번 협약에는 전국을 이끌어갈 표준을 만들겠다는 포부가 담겨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교육감의 호소력 있는 제안이 잘 스며들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며 "(도의) 재정을 극복하는 것이 벽깨기를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최 장관도 "(협약이) 단순한 기관 간 약속을 넘어 교육을 둘러싼 장벽을 허무는 실천적 선언"이라며 "경기도교육청의 시도가 지역 교육 협력 모델로 정착하도록 교육부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벽 깨기' 우수사례 발표에 나선 임병택 시흥시장은 2011년 혁신교육지구 이후 이어져 온 마을교육자치회, 학교복합시설 '너나들이' 등 시흥시의 사례를 소개하며 "교육행정과 일반행정이 한 가족이라는 생각을 먼저 가져야 벽을 허물 수 있다"고 말했다.

안 교육감은 "가지 않은 길을 가는 데 가장 큰 적은 두려움이다. 두려워하거나 주저하지 말고 교육청과 지자체가 협력하고 학교와 지역이 손잡고 함께 벽깨기를 감행하자"며  "함께 꾸는 꿈은 이뤄진다. Dreams come true"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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