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빅테크 기업들의 기술 도용 문제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은 딥시크 등 중국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증류(distillation) 기법을 활용해 미국 기업들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했다는 발표를 내놓은 데 이어, 중국 대표 정보통신(ICT) 기업인 화웨이는 미국 업체의 기술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형사 재판을 받기 시작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수사 및 정보 당국은 중국 기업들이 대형 AI 모델의 출력물을 활용해 소형 모델을 학습시키는 증류 기법을 통해 미국 AI 기업들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했다고 밝혔다.
증류(distillation)는 성능이 높은 대형 AI 모델이 생성한 답변이나 지식·추론 결과 등을 학습 데이터로 활용해 작은 AI 모델의 성능을 높이는 기술이다. 그만큼 새로운 AI 도구 개발 비용을 낮출 수 있다.
미국 정부는 딥시크, 문샷, 알리바바 등 중국 기업 6곳을 지목하며 중국 정부가 이를 묵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표적이 된 미국 기업에는 앤트로픽, 오픈AI, 구글, 스페이스X 등이 포함됐다.
이번 발표는 이달 말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양국 관계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로이터는 진단했다. 양국은 이달 중순 AI 사이버 보안 위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도 가질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미국에서 14개 혐의로 기소된 화웨이의 재판이 개시됐다. 2019년 미국 검찰의 기소 후 약 6년 만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8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이 화웨이 재판의 배심원 선정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미국 법무부가 제기한 핵심 혐의에는 미국 통신사의 로봇기술을 훔친 혐의가 포함된다. 화웨이 직원들이 로봇 팔 구조·센서·소프트웨어를 무단 촬영하고 복제했다는 것이다.
검찰 공소장에는 화웨이 직원이 모바일 시험용 로봇의 팔 부품을 몰래 노트북 가방에 넣어 반출했다고 내용도 들어 있다.
또 미국 제재 대상인 이란 내 사업과 관련해 HSBC 등 은행들을 속인 혐의와 이란에서 통신망 구축 사업을 하면서 미국산 장비를 재수출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미국 검찰이 화웨이에 적용한 혐의는 모두 12개다.
이번 재판은 수개월이 걸릴 전망이어서 미중 정상회담과 겹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회담에서 중요한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만약 유죄 판결이 내려진다면 막대한 벌금 부과나 범죄수익 환수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은 이를 근거로 다른 국가들에게 화웨이에 대한 조치를 취하도록 압박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