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경기도 산하 기관을 통해 브로커의 청탁성 민원을 해결해 주려 한 정황을 CBS가 단독으로 확인했습니다.
민원을 딱 한 번 전달했을 뿐이라던 식약처 임상시험 승인 건에서도, 김 후보자의 의원실이 진행 상황까지 챙겼다는 주장도 새로 나왔습니다.
박정환 국회팀장과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박 기자?
[기자] 안녕하십니까.
[앵커]
먼저 CBS가 오늘 단독 보도하는 내용부터 보겠습니다. 이제까지는 '신약 로비 의혹'만 제기됐었는데, 새롭게 포착된 청탁 정황이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김 후보자와 브로커 양모씨가 2022년 3월 나눈 통화 녹취를 CBS가 확보했습니다. 당시 양씨는 경기도의 한 공공기관과 마찰을 빚고 있었습니다. 양씨 회사가 하남에 지식산업센터 여러 호실을 분양받았는데, 이 가운데 일부를 다른 업체에 다시 세를 놓은 게 문제가 됐습니다. 지원을 받은 공간을 재임대해 이익을 남기면 안 된다는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지원금을 토해내고 제재까지 받게 된 겁니다. 양씨가 이 사정을 하소연하며 그 기관과 친하냐고 묻자, 김 후보자는 "이사장이 지역 선배"라며 친분을 내비칩니다.
[앵커]
그래서 김 후보자가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단순히 하소연을 들어준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양씨가 제재 수위를 낮춰달라는 뜻을 비치자, 김 후보자는 "줄여달라는 거냐, 없애달라는 거냐"고 되물으며 요청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합니다. 그러면서 "한번 정리를 해줘야 될 것 같다"며 회사 이름과 그동안의 경위를 정리해서 보내라고 먼저 요구하기도 합니다.
[앵커]
실제 청탁이 이뤄진 걸까요? 김 후보자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김 후보자가 실제 재단 측에 연락했는지, 양씨 회사의 제재가 실제로 바뀌었는지는 녹취만으로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김 후보자 측은 국회의원으로서 민원을 들었을 뿐, 이후에는 관여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앵커]
또 다른 단독 보도 보겠습니다. 의혹의 발단인 식약처 로비 건, 여기서도 김 후보자의 해명과 배치되는 정황이 나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김 후보자는 양씨의 부탁을 받고 식약처장에게 전화 한 통, 문자 한 번 한 게 전부라고 해명해 왔습니다. 제넨셀의 코로나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을 빨리 처리해 달라는, 이른바 일회성 민원 전달이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저희 취재진이 입수한 공익제보자의 의견서를 보면, 브로커 양씨가 김 후보자 본인뿐 아니라 의원실 보좌진에게도 연락한 것으로 나옵니다. "의원님이 말씀하신 거 잘 진행되고 있느냐"며 임상시험 진행 상황을 챙겨봐 달라고 요청했다는 겁니다.
[앵커]
의원실이 진행 상황까지 챙겼다면 사안이 달라지는데요. 김 후보자 반응도 궁금합니다.
[기자]
네. 의원실이 진행 상황까지 챙겼다면, 전화 한 통으로 끝난 단순 민원이라는 해명과는 결이 다른 겁니다.
김 후보자 측은 "당시 의원실이 관여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부인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엔 판사 얘기입니다. 김 후보자가 브로커에게 자신과 친한 현직 판사를 직접 소개하고, 통화까지 연결해 준 정황이 확인됐다고요?
[기자]
네, 2021년 9월 통화 녹취를 보면, 김 후보자가 현직 부장판사와 함께 있는 자리에서 브로커 양씨에게 전화를 겁니다. 김 후보자가 "내가 가장 친한 동생"이라며 판사를 소개하자, 판사가 직접 전화를 넘겨받아 양씨와 안부를 주고받습니다. 셋이서 조만간 다 같이 만나자는 약속까지 오갑니다. 김 후보자와 이 판사는 20여 년 전 같은 법원에서 함께 근무한 선후배 사이로 전해집니다.
[앵커]
문제는 이 판사가 나중에 사건과 다시 얽힌다는 점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 통화가 있고 2년 뒤인 2023년 말, 이 판사는 법원에서 구속영장을 심사하는 자리에 있게 됩니다. 그런데 하필 이때, 검찰이 청구한 제넨셀 대표 강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합니다. 로비 창구로 지목된 브로커와 친분을 쌓았던 판사가, 정작 그 사건 핵심 인물의 신병 확보를 막은 겁니다. 그만큼 판단이 공정했겠느냐는 의문이 남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무소속 한동훈 의원의 공세도 계속되고 있죠?
[기자]
한 의원은 오늘도 추가 녹취록을 공개하며 특검을 요구했습니다. 김 후보자가 식약처에 손을 써주면, 브로커가 제약사로부터 수억 원을 챙긴다는 걸 알고도 도왔다는 겁니다. 대가성을 알고 움직인 만큼 뇌물 혐의로 봐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잠시 들어보시죠.
[한동훈 무소속 의원]
"이 사안에서는 오빠가 본질입니다. 오빠라고 불리우는 공직자가 여동생 브로커의 청탁을 가지고 불법 로비를 해준 사안입니다"
[앵커]
민주당은 어떻게 맞서고 있습니까?
[기자]
민주당은 한 의원이 검찰 내부 자료를 불법으로 손에 넣은 것 아니냐며, 폭로 자체를 겨냥하고 있습니다. 김민석 대표는 한 의원이 녹취를 조작한다며 야권 내 한 의원의 별명인 '조선 제일검'을 풍자해 이렇게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선 불량 검, 조선 불량 쪽가위로 불러주는 게 정확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1'이라고 불러주면 정말 칭찬인 줄 알 겁니다. "
한 의원은 검찰에서 받은 자료가 결코 아니라며, 오히려 김 대표를 허위사실 유포로 형사 고소하겠다고 맞받았습니다.
[앵커]
청문회를 앞두고 증인 채택을 놓고도 충돌했다고요?
[기자]
네. 국민의힘은 브로커와 제약사 대표 등 44명을 증인으로 부르자고 했지만, 민주당은 이미 기소유예로 끝난 사건이라며 한 명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오는 15일 김 후보자 청문회는 사실상 증인 없이 열릴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함께 개각 대상에 오른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특혜 논란 속에 일정조차 잡지 못했고, 여권 안에서는 자진 사퇴론까지 나옵니다. 김 후보자는 지키고 용 후보자는 정리하는 여당의 온도차가, 청문 국면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박정환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