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중수청 벌써 법정분쟁 휘말리나…화교협회 반발한 이유는

10월 2일 출범 중수청, 청사 입주 앞두고 건물 공용부분 사용권 갈등
화교협회 "보안검색·출입통제로 상가 접근성 저하 우려"…한국토지신탁에 문제 제기
정부·한국토지신탁 "관련 법령 따라 필요한 절차 진행…상가 이용 불편 없도록 할 것"
화교협회 "중수청 입주 반대 아냐…협의 없이 권리 제한 땐 민사소송 검토"

중수청 본청과 서울청이 들어설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빌딩 모습. 연합뉴스

오는 10월 2일 출범을 앞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닻을 올리기도 전부터 청사 입주를 둘러싼 법적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제기됐다. 중수청이 들어설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의 지하상가를 관리하는 한성화교협회가 중수청 입주에 따른 공용시설 이용 제한 가능성을 놓고 건물 임대인인 한국토지신탁과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화교협회는 중수청 입주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중수청의 보안시설 설치와 출입통제로 엘리베이터와 주차장, 로비 등 공용부분에 대한 사용권이 침해될 수 있는데도 한국토지신탁이 충분한 협의 없이 입주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중수청 보안 강화에 지하상가 갈 길 막힐까…공용시설 사용권 갈등

10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한성화교협회는 지난달 24일 중수청에 사무동 공간 등을 임대한 한국토지신탁에 공용시설 이용 문제를 제기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변호사도 선임해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화교협회는 르네스퀘어 지하 1·2층을 소유한 중화민국(대만)을 대리해 해당 층의 근린생활시설을 관리하고 있다. 화교협회가 우려하는 것은 중수청 입주 이후 강화될 보안과 출입통제다.

중수청이 건물에 입주해 보안검색대와 금속탐지기 등을 설치하면 출입문이나 계단, 엘리베이터, 로비 등 공용부분까지 일반 시민의 출입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하상가를 찾는 시민들의 동선이 제한되면 상가 접근성이 떨어져 영업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중수청 입주를 앞두고 건물 공용시설 이용 방식에는 이미 변화가 생기고 있다. 사무동 구분소유자들의 주도로 마련된 임시 관리규약에는 전체 엘리베이터 11대 가운데 9대와 지하 4~6층 주차장을 업무시설 전용으로 사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화교협회는 준공·최초 분양 당시 이들 시설이 상가 소유자의 지분도 포함된 '전체공용부분'으로 분양된 만큼 자신들의 동의 없이 이용을 제한할 수 없다며 해당 규약이 위법해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수청이 사용할 지상 사무동으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 로비도 이미 유리문 등으로 격리돼 지하상가를 오가는 일반인은 자유롭게 출입할 수 없는 상태다.

한 건물 관계자는 "건물 중앙에 있는 로비는 카드키 등으로 인증해야 유리문을 열 수 있도록 제한해놨기 때문에 일반 시민들은 건물 측면에 있는 엘리베이터 2대만 이용해야 할 것"이라며 "중수청 직원 등은 모든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겠지만 일반 시민들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없을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화교협회는 여기에 중수청의 보안시설까지 추가되면 일반 시민의 동선이 더욱 제한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화교협회 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바른 이민훈 변호사는 "준공·최초 분양 당시 지하주차장과 오피스 승강기는 상가 소유자의 지분이 명확히 결합된 '전체공용부분'으로 분양됐다"며 "상가동 소유자는 지하주차장 전체와 공용부분 전체를 이용할 권한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수청이 입주하면 국가 주요 시설로서 보안검색대 등이 설치될 수 있다"며 "상업용 빌딩의 출입통제가 강화되면 상가 방문객들의 진입을 제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수청의 업무 특성에 따른 우려도 제기한다. 이 변호사는 "중수청 업무 특성상 피의자 신병을 확보하기 위한 유치장이나 조사실, 피의자 대기실 등이 건물 내부에 설치될 수 있다"며 "피의자 이동 동선 등이 상가와 겹칠 경우 상가 분위기나 영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화교협회는 "일반 방문객이나 상업시설 이용객에 대한 통행 제한이나 보안검색이 이뤄지면 상업시설로서의 접근성과 이용 편의성이 저하될 수 있다"며 "신규 입점업체 유치와 영업뿐 아니라 협회의 건물 사용·수익권과 경제적 이익도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중대범죄수사청이 입주할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 건물 지하 1층 단면도. 건물 중앙에 있는 로비는 이미 카드키 없이 이용할 수 없도록 막혀있다. 한성화교협회 제공

문제는 중수청 출범이 한 달도 남지 않았지만 공용시설 이용과 보안시설 설치를 둘러싼 구체적인 협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화교협회 측 주장이다.

화교협회는 지난달 소유자 임시총회에서 중수청 입주에 따른 공용부분 이용 제한 가능성을 제기하고 관련 정보 제공과 협의를 요청했지만 구체적인 정보를 아직 제공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부 "상가와 동선 분리"…한국토지신탁 "법령 따라 절차 준수"

한국토지신탁과 행정안전부 중수청 개청준비단은 공용부분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 있다면 관련 법령과 관리규약에 따라 필요한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중수청의 구체적인 보안시설과 출입통제 방식, 이용자 동선 등은 수사기관 보안과 관련된 사항인 만큼 공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개청준비단은 "중수청 보안시설은 중수청 임차면적에 해당하는 부분에 설치하고 임대인 측과 협의해 관련 법령이나 규정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라며 "중수청 입주 공간과 지하 근린생활시설 및 일반인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분리돼 사용되기 때문에 이용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화교협회의 문제 제기에 대해서도 "공용부분에 미치는 영향 등을 확인해 관련 절차가 필요한 경우 관련 법령 및 관리규약에 따라 필요한 절차를 준수할 것"이라며 "지하 근린생활시설 및 외부인 등 다른 이용자들의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임대인 측과 협의해 출입통제 등 보안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 역시 "오피스 및 근린생활시설 일부의 소유자로서 공용부분에 미치는 영향 등을 확인해 관련 절차가 필요한 경우 관련 법령과 관리규약에 따라 필요한 절차를 준수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총회에서 임시 관리규약이 의결됐고 이전고시와 소유권보존등기가 완료되면 중화민국을 포함한 소유자들에게 관리단집회 소집을 통지하는 등 집합건물법과 관리규약에 따라 건물을 운영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토지신탁과 정부는 중수청 입주를 위한 보안시설과 공용부분 이용 문제를 관련 법령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화교협회는 입주가 임박한 뒤 협의하는 것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고 반박한다.

중수청 출범일이 10월 2일로 확정됐고 청사 입주 절차도 진행되고 있는 데다, 이미 엘리베이터와 주차장 이용을 업무시설 중심으로 제한하는 임시 관리규약까지 마련됐다는 이유에서다.

화교협회는 중수청 입주 전 1층 공용로비와 사무동 엘리베이터, 지하주차장 등을 기존과 같이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거나, 적어도 공용시설 이용과 보안시설 설치에 대한 실질적인 협의를 먼저 마쳐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협의 없이 입주 절차가 진행돼 공용부분 사용권이 침해될 경우 한국토지신탁 등을 상대로 민사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이 경우 중수청의 보안시설 설치와 청사 운영을 둘러싼 문제로 분쟁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성화교협회 이중한 회장은 "중수청이든 어느 기업이든 임차인으로 들어오는 것은 환영한다"며 "중수청 입주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우리도 엄연히 해당 건물의 소유주 중 하나인데 사전 설명이나 양해 없이 일방적으로 권리가 제한되는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며 "갈등의 상대는 중수청이 아니라 임대인인 한국토지신탁이다. 중수청 입주 전에 서로 충분히 협의해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우리도 대한민국 공동체의 일원으로 법적 대응까지 하고 싶지는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화교협회 역시 공적 기구인 만큼 일방적인 권리 침해를 방치할 수 없어 방어권 차원에서라도 필요한 법적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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