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노동조합이 1968년 창사 이래 첫 파업(부분)에 돌입한 가운데 포스코 노사는 파업이 시작된 이후에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현재 노조가 고수 중인 요구사항을 사측이 모두 수용할 경우 포스코가 올해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영업이익 이상을 임금으로 지급해야 해 적자 기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포스코 노조 창사 58년 만에 첫 파업…전체 노조원 1% 미만 동참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 노조는 창사 58년 만에 처음으로 전날 오전 7시부터 48시간 부분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부분 파업이 진행 중인 공장은 포항제철소 2전기강판공장 3ZRM(냉간 압연기 설비) 라인과 광양제철소 산세공장 전라인으로 노조는 120명 정도가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 임직원은 포항제철소 8천여 명, 광양제철소 7천여 명, 그리고 본사 등을 포함해 총 1만 7천여 명이다. 이 중 노조원은 1만 100여 명인 점을 고려할 때 이번 부분 파업에는 노조원의 1% 미만이 참여하고 있다.
포스코 사측은 부분 파업이 진행 중인 공장에는 100명 정도로 일하고 있으며 부분 파업에 참여하는 노조원은 수십 명 규모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사측은 가용인력을 활용해 해당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포스코는 "노조의 부분 파업에 대비한 만반의 준비를 했으며 실질적 생산차질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핵심 생산공정은 협정근로 단체협약에 의해 생산체제가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사측은 파업이 이어지더라도 전체 공정 중 70%에 해당하는 핵심 생산공정은 협정근로 단체협약에 의해 생산체제가 유지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포스코 그러면서 "노사 간 교섭을 재개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며 "투명한 소통을 통해 파업이 확산되지 않고, 노사상생과 임협 타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철강은 국가기간산업으로 조업 차질이 발생할 경우 국내 제조업 전반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이에따라 포스코는 고객사와 국내 수요산업에 영향이 없도록 파업 대비 비상조업 대응체제를 구축했으며 고객사별 재고 현황을 사전에 파악해 필요한 물량을 미리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1차 파업 이후에도 교섭에 진전이 없을 경우 오는 16일부터 120시간 동안 진행되는 2차 부분 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파업 시간과 규모가 더 확대되면 사측의 여러 대비책에도 불구하고 조업 차질과 물량 공급에 차질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상반기 영업이익 4800억…노조 요구 1년 새 2배 증가, 1조 4천억 규모
반면 포스코 사측은 기본급 2.0% 인상, 격려금 350만 원과 지역사랑상품권 50만 원 지급, 근속기념축하금 인상범위 확대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실질 총액 기준 업계 최고 수준이지만 노조 요구안과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 업황과 미래 투자 비용 등을 고려할 때 노조의 요구는 애초부터 수용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21년 6조 7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이래 포스코의 영업이익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024년 1조 4천억 원까지 떨어진 영업이익은 지난해 1조 8천억 원으로 다소 상승했지만 올해 상반기 약 4800억 원까지 하락하며 유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여기다 이란 전쟁이 초래한 고유가·고환율, 중국 저가 철강 범람과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심화 등의 악재를 고려하면 올해 영업이익 1조 원대 수성도 장담할 수 없다. 노조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게 되면 영업이익은 커녕 적자로 전환될 수도 있는 상황인 셈이다.
이 때문에 요구안이 과도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포스코 노조가 강경 노선을 고수하는 이유는 연임을 목표로하고 있는 현 노조 지도부가 차기 집행부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주요 철강 업체 동국제강·현대제철은 이미 임단협 타결
동국제강그룹 철강사업법인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은 올해 주요 철강사 중 처음으로 노사 합의를 통해 임금 및 단체협약을 체결하며 32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어갔다.
현대제철 노사도 지난달 임단협 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잠정합의안이 가결되면서 현대자동차그룹 주요 계열사 가운데 가장 먼저 임단협 협상을 마무리하는 성과를 냈다. 최종합의안에는 기본급 월 8만 원 인상, 성과급 300%와 현금 500만 원, 온누리상품권 30만 원 지급 등이 포함됐다.
한편, 정부는 철강 업계의 위기 상황을 엄중히 여겨 K-스틸법을 제정해 시행하는 등 위기 극복을 위한 국가적 차원의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