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메가특구에 도입을 검토 중인 주 52시간제 적용 예외를 근로소득 상위 3% 기준으로 적용할 경우, 삼성전자 직원의 절반 이상이 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에서 제출받은 '고용보험료액 산정의 기준이 되는 연보수 및 종사자 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 소속 노동자 12만 8848명 가운데 7만 2708명(56.4%)이 연보수 1억 3천만 원 이상이었다.
1억 3천만 원은 고용노동부의 지난해 고용형태별 노동실태조사 기준 근로소득 상위 3%에 해당하는 액수다. 연보수는 소득세법상 근로소득에서 사용자가 지급한 업무 관련 교육훈련 학자금과 출산 관련 급여 등을 제외한 금액이다.
연보수를 기준으로 할 경우, 삼성전자 절반 이상의 노동자가 고소득자에 속해 노동시간 특례, 이른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에 적용대상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4일 당정협의를 열고 메가특구 기업의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기준을 근로소득 상위 3%까지로 하자는 노동부 안과 상위 7%로 하자는 산업통상부 안을 놓고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어떤 소득 자료를 기준으로 삼을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SK하이닉스는 비율이 더 높았다. 지난해 소속 노동자 3만 4569명 중 2만 8469명(82.4%)이 연보수 1억 3천만 원을 넘었다.
이는 올해 초부터 본격화한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성과급이 반영되지 않은 수치로, 올해 성과급을 포함하면 적용 대상은 더 늘어날 수 있다.
다만 메가특구 기업의 모든 노동자에게 예외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이 의원실은 정부가 '관리자·연구개발자' 직렬에 한정해 주 52시간 예외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했다.
이 의원은 직렬 제한이 유지되지 않을 가능성도 지적했다. 노동부가 시행 중인 '반도체 연구개발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 업무처리 지침'을 보면, 불가피한 경우 연구지원인력과 생산인력까지 근로시간 적용 예외에 포함한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해 삼성전자 소속 계약직 노동자 836명의 연보수 평균은 1억 9818만 원, SK하이닉스 계약직 178명은 1억 4597만 원으로 상위 3% 기준선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삼성전자 계약직의 평균 연보수는 상용근로자(1억 5005만 원)보다도 높았다.
재계에서는 기간제 노동가 정규직 전환에 필요한 숙련을 쌓는 데 3~5년이 걸린다며 기간제 최장 사용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늘려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두 기업 기간제 노동자가 프로젝트성 업무에 필요한 전문 역량을 갖춘 인력으로 추정되는 만큼, 숙련 형성을 위한 추가 기간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의원은 "현장에서의 주 52시간 적용 예외 도입, 기간제 사용기간 확대 효과에 대해 실증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추상적으로 논의해서는 안 된다"며 "오는 국정감사에서 실제 적용 범위와 필요성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주문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