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오는 12월 8일 지방정부에 넘기는 노동감독 권한의 수사 체계를 확정했다. 파견 중앙감독관과 지방노동청, 검사로 이어지는 3단계 지원·통제 장치를 뒀다.
노동부는 10일 제1회 전국노동감독협의회를 열고 '지방정부 노동감독체계 구축 및 실행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협의회 의장은 노동부 장관이며, 17개 시·도 부단체장과 법무부·행정안전부 차관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이날 공개된 실행방안에 따르면, 12월 8일 시행되는 '노동감독관 직무집행법'에 따라 시·도지사는 근로자 30인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사업장 감독 권한을 위임받는다.
감독에 그치지 않고 위반이 시정되지 않으면 직접 수사해 송치하고 과태료를 부과하는 사후조치 권한까지 포함된다. 위임 범위는 중앙노동감독관 소관 19개 법률 중 근로기준법 등 13개 법률이다.
진정·고소 등 신고사건과 각종 인·허가, 파견법, 노동조합법 등 집단적 노사관계법, 중대재해처벌법은 위임에서 빠졌다.
특히 지방정부가 넘겨받는 수사 권한은 검사의 지휘를 받지 않는다. 오는 10월 2일 시행되는 개정 형사소송법이 특별사법경찰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를 삭제하고 '지도·조언'으로 대체했기 때문이다.
노동부는 이에 따라 "지방감독관은 독립된 수사권을 가지고 수사 완결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실행방안에 적었다. 검사의 지휘를 받지 않는 신설 특별사법경찰이 지방정부에 만들어지는 셈이다.
노동부가 제시한 보완책이 '파견 중앙감독관–지방노동청–공소청'의 3단계 지원 체계다.
1단계는 중앙감독관 파견이다. 베테랑 중앙감독관과 부서장을 시·도에 보내 지방정부 내 "모든 수사"에 대해 "전 과정"을 지휘·점검·자문하도록 했다. 제주에 9월 1일자로 1명이 파견됐고, 노동부는 하반기 중 다른 지방정부의 파견 수요를 파악할 계획이다.
2단계는 지방노동청 지원이다. 지방감독관이 법 적용·해석 지원을 요청하면 관할 지방관서 전담자가 질의 접수일부터 5일 이내에 회신하도록 했다. 긴급한 경우 전화·이메일로 우선 회신한다. 노동감독관법 제24조 2항의 노동부 장관 법령 해석·적용 의견제시 권한도 활용하기로 했다.
3단계가 검사의 지도·조언이다. 형사법상 쟁점 사항에 대해 개정 형사소송법이 새로 둔 검사의 지도·조언을 활용하고, 그 절차와 방법을 '수사 매뉴얼'에 구체적으로 명시한다는 것이다. 관련 절차를 담은 '검사와 특별사법경찰관리 간의 협력에 관한 사항' 대통령령도 제정될 예정이다.
노동부는 여기에 더해 수사가 위법하거나 미진할 경우 검사의 보완수사·시정조치 요구, 피해자 이의제기 등 형사법상 외부통제가 작동한다며 "통제 공백을 최소화"한다고 밝혔다.
검사와의 접점은 인사 단계에도 있다. 입법예고된 시행령안에 따르면 4~7급 지방감독관은 시·도지사가 임명하지만, 8·9급은 사법경찰직무법에 따라 지방공소청장이 지명한다.
지방정부가 감당하기 어려운 고난이도 수사는 관할 지방노동관서로 넘기는 '이첩 신청 제도'도 마련된다. 지방정부가 사유서와 감독 결과, 증거목록을 붙여 신청하면 지방노동관서가 필요성을 검토해 승인 여부를 정하고, 승인되면 해당 사업장의 위임을 철회하고 사건을 넘겨받는다.
다만 실제 수사 건수는 많지 않을 전망이다. 지방감독관이 고소·진정 등 신고사건을 맡지 않는 데다, 지난해 30인 미만 사업장 정기 노동감독에서 범죄인지로 이어진 비율은 0.8%에 그쳤다.
감독 자체는 처벌보다 예방에 무게를 뒀다. 임금체불 등 권리구제와 직결되는 항목을 집중 점검하되 체크리스트와 판단표로 감독관 재량을 최소화하고, 시정 기회를 먼저 주도록 했다. 감독은 2인 1조가 원칙이다.
노동부는 노동부 단독 감독행정이 5만 4천 개소, 전체 사업장의 2.6%에 그쳐 소규모 사업장 사각지대 해소에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위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지방정부는 이미 움직이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달 25일 전국 지방정부 처음으로 감독 전담 부서인 노동안전감독관을 설치했고, 경기도는 지방감독관 170명 충원 계획을 발표하고 예비 감독관 10명을 8월 노동부 교육에 조기 참여시켰다.
노동부는 10~11월 8주 과정의 지방감독관 맞춤형 교육을 운영하고, 내년 위임사무 수행능력 사전점검을 실시한다. 올해 지방감독 사무경비 9억 6천만 원(국비 70%)과 교육비 22억 원이 반영됐고, 내년 정부안에는 총 96억 원이 편성됐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지방정부의 감독은 소규모 사업장에 대해 적발·처벌을 위한 단속이 목적이 아니라 법 위반을 예방하고 노무관리 체계를 갖추도록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며 "지방정부의 사업장 예방 감독이 지역의 노동안전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노동부가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