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서 발견된 '부산 예인선 전복' 실종자…유족 "초기 대응 미흡"

9일 오전 포항 도구해수욕장 인근서 발견
조류에 100㎞ 넘게 떠내려 온 것으로 추정
생존 선원이 "뒤따라 나왔다"던 2기관사
유족, "배 탈출 사실 뒤늦게 확인…초기 수색 미흡"

2일 부산 오륙도 남동방 9km 해상에서 286t급 예인선이 전복돼 해경이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해양경찰서 제공

부산 예인선 전복 사고 실종자 1명이 8일 만에 100㎞ 떨어진 경북 포항 해변에서 발견된 가운데, 유가족들은 애통함 속에 눈물을 참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숨진 채 발견된 2기관사 유족들은 해경이 사고 직후 선박에서 탈출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파악해 초기 수색이 미흡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10일 오전 부산 동구에 마련된 예인선 전복 사고 실종자 가족 대기실. 무거운 분위기 속 굳은 표정으로 해경 브리핑에 참석했던 2기관사 A씨 유가족들은 끝내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울음을 터뜨렸다. 해경 등 관계자들도 유족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티엔에스캐처호 2기관사 A씨는 전날 오전 경북 포항 도구해수욕장 인근 해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해경은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과 지문 대조 등을 거쳐 발견 12시간 만에 신원을 최종 확인했다. A씨는 조류에 휩쓸려 100㎞ 거리가 훌쩍 넘는 포항까지 떠내려온 것으로 추정된다.

2기관사 A씨는 사고 직후 선박에서 탈출해 구조된 인도네시아인 선원의 "선박 밖으로 탈출할 당시 2기관사가 자신을 뒤따라 나왔다"는 진술에서 언급된 인물이다.
 
A씨 가족들은 당시 실종자 가족 대기실에서 집으로 돌아가던 중 소식을 듣고 포항으로 향해 돌아온 A씨의 마지막 모습을 확인했다. 고인 빈소와 장례 절차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A씨 유족은 "포항에서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고 많이 놀랐다.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난 상황이라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것만 해도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조류가 원래 일본으로 흘러가는 방향인데 강한 바람 덕분에 해안가로 밀려온 것 같다고 설명을 들었다. 일본으로 갔으면 정말 못 찾을 뻔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우리 가족이 포항 쪽에서 발견되면서 다른 실종자 수색과 발견 가능성도 조금 더 생기지 않을까 싶어 다행"이라며 "실종자 모두가 가족 품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동구에 마련된 예인선 전복 사고 실종자 가족 대기실 문 앞에 실종자 가족들의 요구 사항 등이 붙어있다. 정혜린 기자

한편 A씨가 사고 직후 구조된 인도네시아인 선원과 비슷한 시각 배에서 탈출했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유족들은 해경의 사고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시 현장에서 구조 인력들이 A씨 등 2명이 선박 밖으로 탈출한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면서 생존 가능성이 있던 구조의 적기를 놓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A씨 유족은 "사고 당시 구조된 선원 진술이 있었고, 컨테이너선에 목격자도 있었음에도 탈출자가 2명 더 있다는 사실을 사고 6일 차 저녁에야 발표했다"며 "우리 가족들이 사고 이후 내내 탈출 가능성을 제기했는데, 해경은 이 사실을 언제 처음 인지하고 확인했는지 궁금하다. 살아 돌아올 수 있는 시간을 잃어버린 것이다. 초동 대처가 미흡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사고 당시 피예인선인 컨테이너선에 목격자가 있고 사고 이후 인명구조 등 조치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사고 관련 선박이 이동한 것에 선원법 등 위법 소지가 없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당시 컨테이너선이 이동하게 된 경위와 이를 결정한 사람이 누구인지 밝혀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부산해경 관계자는 "수사 중 바다에 2명이 표류한 것을 봤다는 진술을 확보했고, CCTV 분석을 통해 확인한 즉시 실종자 가족들에게 설명 드렸다"며 "사고 직후부터 가용 가능한 모든 구조세력을 동원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신속한 실종자 수색과 사고 원인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선사 측은 오는 15일쯤 기상 여건을 고려해 민간 심해 잠수부를 투입해 수색을 벌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체가 침몰해 있는 수심 87m 아래 지점에 잠수부를 투입해 선체 상태와 수중 여건을 확인한 뒤 선체 진입 수색 등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 선적 예인선 티엔에스캐처호는 지난 2일 오후 1시 30분쯤 오륙도 남동쪽 9㎞ 해상에서 전복됐다. 당시 승선원 8명 가운데 1명은 구조됐지만 1명은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돼 끝내 숨졌다.
 
사고 발생 8일째인 지난 9일 사고 현장에서 100㎞ 떨어진 경북 포항에서 실종자 1명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현재 5명이 실종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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