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의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가 주가 변동성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는 한국은행의 평가가 나왔다.
한은은 10일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추세적 주가상승 기대 등에 기반해 레버리지 ETF 투자가 급증한 것도 수급 측면에서 주가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또 "국제금융시장에서도 국내 주식 대상 레버리지 투자가 확대되면서 헤지 목적의 국내 현·선물 거래가 증가하는 등 예상치 못한 파급 효과를 초래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6월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해 밝혔던 "현재 기초자산의 시가총액 및 거래 비중 등을 고려할 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과는 달라진 평가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설명회에서 레버리지 ETF와 관련해 "정부가 여러 대책을 내놓았고 레버리지 ETF 규모도 줄었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어서 계속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주가 변동성 확대의 가장 주된 원인으로는 반도체 업종 쏠림 현상을 들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전망 변화에 대한 주가 민감도가 높아진 가운데 주가 상승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소수 반도체 기업에 집중되면서 6월 이후 관련 기업 주가 급락에 따라 코스피도 큰 폭으로 조정됐다는 분석이다.
예를 들어 코스피가 8천에서 9천 으로 급등했을 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수 상승 기여율은 총 99.0%였던 것으로 추산됐다. 반대로 코스피가 9100에서 5500으로 급락했을 때도 두 기업의 하락 기여율은 69.3%였다.
한은은 "미국, 일본에서도 주요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큰 폭으로 등락했으나 해당 기업의 비중이 우리나라보다 크게 낮아 증시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이어 "개인의 차입을 통한 레버리지 투자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확대됐다가 청산되면서 주가의 상‧하방 움직임을 증폭시켰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외국인의 차익 실현과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조정)을 위한 대규모 기술적 매도세도 수급 여건의 악화를 초래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은 "단기적으로 레버리지 ETF, 차입을 통한 주식투자 등에 대한 점검을 강화해 나가고, 중장기적으로는 특정 업종 및 기업에 의한 시장 집중 완화, 투자자 기반 확충 등 자본시장 체질 개선을 통해 대내외 충격에 대한 시장 복원력을 제고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