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만 명이 붕괴한 전주 인구, 앞으로 어떻게 될까?"
전북 전주시 인구 감소 추세를 놓고 챗GPT와 구글 제미나이에 각각 물었다. 두 AI의 세부 전망은 달랐지만, 현재와 같은 감소세가 이어질 경우 2028년 전주 인구가 60만 명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은 같았다.
챗GPT는 2028년 말 전주 인구를 59만8천~60만 명 안팎으로, 제미나이는 기본 시나리오에서 59만 7천~59만 9천 명으로 전망했다. 감소세가 빨라질 경우 59만 명대 초반까지 내려갈 가능성도 제시했다.
현재 상황을 단순 연장한 시나리오일 뿐이지만, 이미 장기간 감소세가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있다.
지난 8월 말 전주시 인구는 61만 8908명으로 올해 들어서만 5333명이 줄었다. 2020년 65만 7432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6년 만에 3만8천여 명이 감소했다.
"전주에 청년 일자리가 없다"
이처럼 위기감이 고조되자 조지훈 전주시장은 10일 부시장과 실·국장 13명, 연구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인구감소 위기 대응 토론회를 주재하고 전주 인구 감소의 원인과 해법을 논의했다.
토론에서는 청년층 유출이 주요 문제로 떠올랐다. 발제에 나선 전주시정연구원은 청년·청장년층 유출의 배경으로 지역 노동시장의 한계와 전주에서 지속할 수 있는 일자리 경로의 부족을 꼽았다.
실제 전북의 20~39세 청년 순이동률은 지난해 -1.74%로 전국에서도 높은 순유출 수준을 보였다.
청장년 비취업자 조사에서도 89.9%가 전주에서 취업하기를 희망했지만, 1년 안에 적합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 44.7%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양질의 일자리 기반이 늘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전주지역 사업체는 2020년 7만 6263개에서 2024년 7만 9355개로 4.1% 늘었지만, 종사자는 27만 1705명에서 27만 3087명으로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전체 사업체의 85.2%가 서비스업이고, 95.13%가 10인 미만 사업체로 나타나 청년들이 장기적인 경력을 쌓을 수 있는 일자리 기반이 취약한 구조라는 분석이다.
결국 청년들이 전주를 떠나는 이유는 지역 자체에 대한 선호보다 취업 이후에도 경력을 이어갈 수 있는 선택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청년 유출은 인구 감소에 그치지 않고 노동력과 소비 기반을 약화시키고, 출생과 청년인구 감소를 가속하는 만큼 일자리 문제를 인구정책의 중심에 놓아야 한다는 진단도 나왔다.
"전주는 전북 인구댐"…광역생활권·직주락 제시
전북연구원은 전주만의 인구 문제가 아니라 전북 전체의 인구 이동 구조를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전북 각 시·군의 인구가 교육과 취업 등을 위해 전주로 모이지만,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다시 수도권과 충청권으로 빠져나가는 이른바 '2차 유출'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법은 전북 안에서 인구를 서로 끌어오는 경쟁이 아니라 전주·완주를 하나의 광역생활경제권으로 묶어 전북 안에서 일자리와 정착의 기회를 만드는 데 있다고 봤다. 전주의 대학·연구기관과 문화·상업 기능, 완주의 산업·제조 기반을 연결해 청년들이 지역 안에서 취업하고 경력을 쌓을 수 있는 하나의 광역일자리권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단순히 일자리 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첨단 제조와 AI·디지털, 핀테크, 콘텐츠, 연구개발 등 청년들이 장기적인 경력을 설계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키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여기에 일자리와 주거, 교통을 먼저 연결하고 교육·의료·문화까지 확충해 청년들이 '일하고, 살고, 즐길 수 있는' 직주락(職住樂)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봤다.
관광객과 방문객을 늘리는 데 머물지 않고 원격근무와 장기체류, 취업·창업을 거쳐 실제 전입과 정착으로 이어지도록 '관계인구'를 정주인구로 전환하는 전략도 제시했다.
전주시는 이날 토론 결과와 전문가 제언을 앞으로 수립할 인구 전략 기본계획과 연도별 시행계획에 반영할 방침이다.
조지훈 전주시장은 "인구문제는 특정 부서의 사업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일자리와 주거, 교육, 돌봄, 문화 등 모든 정책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하는 시정의 핵심 과제"라며 "청년이 머물고 아이를 낳고 키우기 좋으며 모든 세대가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전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