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자료 공개·절차 지연 두고 또 서로 탓한 어도어vs다니엘[현장EN:]

뉴진스 전 멤버 다니엘. 어도어 제공

변론준비기일 때부터 재판을 고의로 지연시킨다는 주장으로 입씨름을 벌였던 연예 기획사 어도어와 그룹 뉴진스(NewJeans) 전 멤버 다니엘 측이, 이번에도 '재판 지연'을 언급하며 서로에게 책임을 돌렸다. 다니엘이 전속계약을 위반하며 벌인 '단독 행동'으로 인한 일실수익을 '감정'하는 것 자체를 두고도 대립했다.

서울중앙지법 제31민사부(남인수 부장판사)는 10일 오후, 어도어가 다니엘과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현 오케이레코즈 대표), 다니엘 모친 모OO씨에게 제기한 331억 원 규모 위약벌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 다섯 번째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우선 원고 어도어 법률대리인은 재판장에게 2026년 7월 절차진행의견서를 보아달라고 하면서, 다니엘 측이 이 의견서에서 밝힌 방법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증거를 내놨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원고 측은 "오히려 피고들이 절차 진행 협조 안 해서 재판부께서 해외 사실 조회도 지금까지 지연되는 부분도 있다. 절차에서 밝힌 것과 다른 방법으로 증거를 취득해서 제출한다면 믿을 수 없어지고, 협의된 사항 위반한 것이라 증거 채택하지 말아 주기를 바란다"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피고 다니엘 측은 "(재판장이) 말씀하신 대로 진행한 것"이라며 "누가 (답변)했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는 것은, (그 여부를) 재판부가 보시고 판단할 일이다. 그걸 가지고 증거에서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바로 반박했다.

피고 측이 답변을 받아온 부분을 두고, 재판장은 "원고 측에서 답변받을 때까지 유보하겠다. 대신 몇 월 며칠 자 누구에게 회신했는데 당사자가 귀 회사 업무를 책임지는 사람이 맞는지 조직도 같은 걸 첨부해서 (관련) 질문사항을 넣자. (그쪽에서) 그런 사람이 없다고 하면 (비로소) 증거의 신빙성이 부족할 것이다. 법원에서 보내는 내용에도 그 내용을 추가하는 게 어떻겠나"라고 의견을 냈다.

공판 때마다 지속해서 나온 '절차 지연' 관련해서도 양측은 충돌했다. 피고 측은 "원고 측이 어떤 내용으로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기한을 정해주셔야 절차가 진행될 수 있을 거 같다. 절차 관련해 하염없이 지연된다"라고 강조했다.

피고 측은 원고 측을 향해 "저희들이 보기에 너무 노골적으로 감정 절차를 지연하는 거 같다. 8월 28일에 절차 지연을 지적하니까 8월 31일에 감정인에게는 (자료) 원본을 제출할 수 있지만 피고에게는 제출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면) 저희도 반복할 수가 없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이런 감정 자료는) 항소심에 가면 적법성이 인정되지 않을 것 같다"라며 "민사소송법에 아무런 근거가 없는 비(非)법적 주장"이라고 전했다.

반면 원고 측은 "절차 진행 의견서는 많은 말씀 드리고 싶지만 양(분량)을 비교해 보시면 잘 아실 거 같다. 저렇게 말씀하실 것 같아서 저희가 (자료를) 가지고 왔다"라며 "영업비밀 해당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마련해서 이메일을 화우(피고 측 법률대리인) 쪽에 보냈다. 몇 개 날짜 지정해서 같이 보자고 했지만 그런 방법에 동의할 수 없다고 한다"라고 반박했다.

뉴진스는 지난 7월 22일 데뷔 4주년을 맞았다. 왼쪽부터 혜인, 하니, 민지, 해린. 어도어 제공

피고 측은 "가서 (자료를) 보면 된다고 하지만, 숫자로 된 엄청난 (분량의) 자료를 사진 찍을 수도 없고 메모만 할 수 있는데 (그 내용을) 어떻게 기억했다가 대조해서 공증하나"라고 반문했다.

원고 측은 "(자료 공개 시) 피고들(다니엘·민희진)이 같은 업종 사람들이라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그거(자료)를 종합하고 나중에 분석하면 여러 가지로 추정할 수 있는 그런 자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우에서 (이번 사건처럼) 감정에 제출되는 자료를 꼼꼼하게 다 보신 사건이 있는지 제가 궁금하다"라고 덧붙였다.

자료 내용을 알아야 감정 결과를 검증할 수 있다며 감정인뿐 아니라 피고 측에도 동일한 자료를 주라는 것이 피고 측 주장이다. 하지만 원고 측은 피고 측의 태도가 사실상 '감정을 하지 말자'라는 것으로 읽힌다고 주장했다.

피고 측이 짧은 시간 안에 방대한 양의 자료를 보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라는 입장을 반복하자, 재판장은 "어떤 자료가 있는지 전체적인 윤곽을 잡을 수는 있을 것 같다. (원고 피고 양측이) 같이 하루 정도 (자료를) 보는 게 어떤가"라고 제안했다. 나아가, 피고 측 공인회계사 1명과 동석해 자료를 보라는 타협안도 내놨다.

이에 피고 측은 민감한 부분은 음영 처리하되 자료를 "그냥 다 전달"해 달라고 요구했고, "감정에 적법성이나 정당성이 부족하다고 하면 이의를 제기하겠다. 저희들은 그게 차라리 좋을 거 같다"라고 밝혔다. 피고 측이 자료를 "당장 달라"라고 하자, 원고 측은 "저희 다 준비돼 있다"라고 응수했다.

또한 피고 측은 어도어가 멤버들이 복귀만 하면 바로 뉴진스 활동을 할 수 있게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준비도 해 두었다고 해 놓고 1년이 다 되어가도록 이렇다 할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지적했다. 단순히 승소하기 위해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한 것이라면 "신의칙에 어긋난다"라고 비판한 피고 측은 원고 측에 뉴진스의 향후 활동 계획서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피고 측 또 다른 변호인은 "뉴진스 일실수익 산정은 민희진이라는 대표, 뉴진스 멤버들, 회사의 전폭적인 지원이라는 삼각편대가 각을 이루어야 창출 가능한 수입인데 민희진은 이미 쫓겨났고 뉴진스는 제대로 활동하기 힘든 상태"라며 "감정 결과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그 결과가 적절하게 쓰일 수 있는지 판단과 관련해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짚었다.

일실수익은 법률 용어로는 '일실이익'이라고 한다. '위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이라는 뜻이다. 원고 어도어는 뉴진스의 전속계약 위반 및 소속사 이탈을 '위법행위'로 보고, 이 때문에 음반·공연·광고 등의 활동을 수행하지 못해 상당한 손해가 발생했으니 배상하라는 취지로 소를 제기했다.

이어 "사실은 어도어가 뉴진스를 정상화할 의사가 없다는 것 아닐까.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라며 "정상화 관련한 계획안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제출해 달라. 영업비밀이라 힘들다고 하면 가림 처리해도 된다. 절대 소송 이외에 다른 용도로 쓰지 않겠다"라고 강조했다. "(어서) 감정 결과가 나와서 그걸 가지고 공방하고 검증하기를 희망한다"라고도 했다.

"뉴진스 활동 계획을 우리에게 먼저 달라고 하는 게 맞나"라며 "이게 가능한 이야기인지 모르겠다"라고 한 원고 측은 "제출 의무도 없는 것이고, 상식에도 맞지 않는 제출 명령"이라고 답했다.

어도어와 다니엘 소송 다음 기일은 오는 10월 22일, 11월 12일 오후로 각각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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