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둘러싼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아직 결정된 건 없다는 게 정부 입장이지만, 실무 검토는 상당 부분 진행된 상황입니다.
한미관계와 국익을 고려하면 미국의 요구를 외면하기도 어렵고, 국내의 파병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인데요. 취재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외교부에 나와 있습니다.
[앵커]
정부가 실무 검토에 들어갔다는 얘기까지 나왔는데, 오늘 국회 답변을 보면 여전히 파병 여부 자체는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인 거죠?
[기자]
지금 국회에서는 외교·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정부는 오늘도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는 기존의 신중한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한성숙 국무총리입니다.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실질적 기여방안에 대해 결정된 바가 없다. 다만 항행의 자유나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확보하고 있는 원유나 글로벌 공급망 측면에서 중요성이 있기 때문에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다는 말씀 드리겠습니다.
다만 호르무즈 정세 파악을 위해 중동에 파견됐던 국방부 현지조사단이 활동을 마치고 오늘 귀국하는 등 파병을 전제로 한 물밑 검토는 이미 상당히 이뤄진 모습입니다.
[앵커]
이재명 대통령이 프랑스 순방에서 '국익'과 '국민적 공감대'를 강조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점들을 따져보고 있는 겁니까?
[기자]
먼저 국익이라는 측면에서는 최근 불협화음이 이어지고 있는 한미관계를 강화하는 효과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향후 북미대화나 안보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을 감안하면, 미국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안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 것이 우리 외교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국내에서는 파병에 대한 반대 여론이 상당합니다.
중동에서 군사적 충돌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우리 군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고, 자칫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행동에 한국이 직접 참여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부담도 있습니다.
정부는 실제 파병 여부와 방식을 다시 신중하게 검토하는 분위기인데요.
오늘 프랑스 국빈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이 대통령이 실무단의 보고와 여론 추이, 국제사회 논의 등을 종합해 최종결정을 놓고 고심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결국 미국과의 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외교적 이익과 국내의 파병 반대 여론, 어느 한쪽만 보고 결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군요.
청와대는 최근 '파병'이라는 용어에도 거리를 두고 있는데, 여기서도 정부의 고민이 읽힌다고요.
[기자]
정부는 파병 대신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기여 방안'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왔는데요.
소수의 비전투 전력만 보내더라도 법적으로는 파병으로 볼 수 있지만, 국민 입장에서는 '파병'이라는 단어가 대규모 병력을 보내 전투에 참여하는 상황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결국 정부가 고민하는 건 어떤 방식으로 참여하느냐의 문제이기도 한데요.
일단은 앞서 한성숙 국무총리 발언처럼 국제사회와 공조해 항행의 자유와 글로벌 공급망에 기여한다는 명분을 앞세우고 있습니다.
따라서 실제 파병 결정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우리 군의 역할을 어디까지 설정할 것인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관련해 청와대는 오늘 '기술적인 지원'도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청와대 성기홍 홍보소통수석입니다.
"파병 옵션이 아니라면 그 기술적인 지원도 있을 수 있겠고요. 파병이라는 방식으로 전투병이나 비전투병 이런 부분을 고민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고 다른 방식의 기여 방안도 한번 지혜롭게 찾아볼 수…"
[앵커]
그런데 미국이 우리 정부에 11월까지 파병 여부를 결정해달라고 요구했다는 이야기도 나오면서, 사실상 시간표가 정해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습니다.
[기자]
미국이 우리 정부의 결정을 서두르는 이유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동맹국들이 미국의 대외정책에 동참했다는 외교적 성과를 보여주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우리 정부로서는 미국의 시간표만을 따라가기에는 국내 여론과 한반도 안보 상황, 실제 군사적 위험성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결국 11월이라는 시점이 하나의 외교적 데드라인으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우리 정부가 그 전에 어떤 형태로, 어느 수준까지 기여할지의 최종 결정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