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 심판은 '경고', 항의한 감독은 '1년 아웃'…대학배구연맹의 '내로남불 징계'

AI 생성 이미지

한국대학배구연맹이 경기 중 명백한 오심이 발생했음을 스스로 인정하고도, 이에 항의한 일선 지도자에게는 '자격정지 1년'의 중징계를 내려 보복성 징계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사건은 지난 6월 6일 광주여대 체육관에서 열린 '2026 KUSF 대학배구 U-리그' 광주여대와 우석대의 경기에서 벌어졌다. 당시 3세트 23-23 승부처에서 광주여대의 공격이 라인 안에 정확히 떨어졌음에도 아웃으로 오선언되면서 승패가 뒤바뀌었다.

이에 광주여대 측이 공식 이의를 제기하자, 연맹 심판위원회는 공식 답변서를 통해 "3세트 23-23 상황의 판정은 잘못된 판정으로 사료된다"며 오심을 공식 인정했다.

그러나 오심을 저지른 심판진에 대해 연맹은 고작 '해당 학교 경기 배정 제외 및 경고'라는 솜방망이 조치에 그쳤다. 반면 판정에 항의한 광주여대 최성우 감독에게는 '자격정지 1년'의 가혹한 중징계를 내려 명백한 가해·피해 전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연맹은 최 감독이 심판실에 무단으로 침입해 여성 심판을 위협했다는 이유로 중징계의 정당성을 강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최 감독은 CBS노컷뉴스에 "당시 감독실이 심판실로 쓰이면서 방 안에 두고 온 휴대전화를 가지러 잠시 들어갔을 뿐"이라며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명백한 오심의 책임을 모면하려 사소한 현장 해프닝을 '무단침입'으로 왜곡해 지도자에게 뒤집어씌웠다는 비판이 거세다.

AI 생성 이미지

징계 처리 과정에서 불거진 절차적 흠결을 두고도 공방이 이어진다. 연맹은 지난 6월 10일 리그운영위원회를 열어 광주여대와 최 감독에 대해 각각 홈경기 개최 불허 및 출전정지 3경기를 의결했으나, 최 감독은 CBS노컷뉴스에 "당시 징계 사실을 전혀 고지받지 못한 채 경기를 치렀다"고 밝혔다. 출전정지 징계를 받은 지도자가 버젓이 경기를 치렀다는 것은, 통보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연맹의 행정 과실을 스스로 자인한 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후 연맹은 불과 일주일 뒤인 같은 달 18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다시 열어 '자격정지 1년'의 중징계로 수위를 대폭 끌어올렸다. 일각에서는 동일한 사안을 두고 징계 수위가 가중된 것에 대해 주먹구구식 행정 혼선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소명 절차와 관련해서도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최 감독은 "당초 통보된 소명 사유 외에 현장에서 추가적인 항목들이 다수 다뤄지면서 실질적인 방어권 행사에 큰 어려움이 있었다"고 호소했다.

여기에 위원회 구성의 적법성을 둘러싼 논란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대한배구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 제4조 제4항 및 협회 정관 제38조 제3항 제2호 등은 '체육회와 관계 단체의 임직원은 공정위 위원이 될 수 없다'고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CBS노컷뉴스 취재 및 관련 자료 등에 따르면, 최 감독에 대한 징계를 심의·의결한 연맹 공정위의 일부 핵심 인물들이 상급 단체인 대한배구협회의 현직 임원을 겸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상급 단체 임원 자격으로 하급 연맹의 징계를 다룬 만큼 규정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다.

AI 생성 이미지

이 같은 연맹의 일방적 처사에 반발해 최 감독 측은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본안 소송을 제기하며 법적 대응에 나선 상태다. 최 감독은 "명백한 오심을 가리기 위해 현장 해프닝까지 부풀려 지도자의 명예를 짓밟고 일방적인 중징계를 강행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바로잡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맹 측은 CBS노컷뉴스의 관련 질의에 "해당 경기의 판정 일부에 오류가 있음을 확인해 심판들에 대해서는 경기 배정 제외 및 경고 등의 조치를 취했다"면서도, "최 감독에 대한 징계는 현재 재심 및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최종 확정된 상태가 아니며, 진행 중인 절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구체적인 답변은 어렵다"고 ​전했다.

오심 인정 이후 이어진 보복성 중징계 처분과 절차적 흠결을 둘러싸고 체육계의 철저한 진상 규명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