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직 안 내려놓은 용혜인…與 "국민 정서와 겉돈다" 우려 확산[영상]

"겸직은 법이 허용, 비례만 다른 잣대 안 돼"…각종 의혹도 반박
용혜인 임명 반대 73.4%…우려 짙어지는 與
국힘 "오만한 완주 선언…국민 향한 선전포고"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의혹과 관련한 입장 발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특혜 및 당 사당화 논란에도 침묵을 지켜온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기자회견을 열어 비례대표 의원직 사퇴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했다. 최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용혜인 카드는 무리'라는 부정적 기류가 적지 않은 가운데, 이번 회견을 계기로 우려가 더 커지는 분위기다. 여야는 용 후보자 청문회 일정과 증인 채택을 놓고 기싸움을 벌이며 청문회 날짜조차 잡지 못한 상황이다.

"겸직은 법이 허용, 비례만 다른 잣대 안 돼"…각종 의혹도 반박

용 후보자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은 법률이 허용하는 원칙"이라며 장관에 임명되더라도 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위성정당을 발판으로 비례대표를 두 번 지낸 용 후보자는 의원직도 유지한 채 장관직까지 맡겠다고 하면서, 편법의 최대 수혜자가 특혜만 누린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동안 그는 "제기된 문제는 청문회에서 소상히 밝히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는데, 이날은 지명 이후 첫 기자회견에 나서면서 직접 입을 열었다.

용 후보자는 "비례 의원에게만 다른 원칙을 적용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비례직 사퇴 관례가 정치인들 사이의 자리 나눠먹기로 굳어진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야당 현역 의원을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 자체가 김대중 정부의 DJP 연합 이후 첫 사례여서 기존 관례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논리도 폈다. 겸직의 부작용을 입법으로 논의하자는 취지라면 공감하지만, 자신에게만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용 후보자는 그동안 자신과 기본소득당을 향해 제기된 의혹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배우자인 박기홍 최고위원을 주요 당직에 '셀프 임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절차적 하자 없이 인준을 거쳤다고 했고, 배우자의 정부지원금 부당 수령 지적에는 법과 제도에 따라 정당하게 육아휴직 급여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른바 '언더조직' 논란에 대해서는 2013~2017년 비공개 정파에 참여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해당 조직이 성차별적·위계적 문화를 이유로 2017년 해산했다고 설명했다. 혼전 순결·낙태 금지 신념을 갖고 거짓 활동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유령 시도당'과 '꼼수 절세' 의혹도 각각 상근자 자택을 주소로 뒀을 뿐이라거나, 절세액보다 당비가 훨씬 커 합리적 선택이 아니라는 논리로 받아쳤다.

용혜인 임명 반대 73.4%…우려 짙어지는 與


용 후보자는 30여분 간 회견을 통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혔으나, 이를 지켜본 민주당 내부에선 우려가 더욱 커졌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민주당 한 의원은 "본인은 해명하고 싶겠지만, 국민이 이걸 쉽게 동의하고 이해해줄 것 같지가 않다"며 "기자회견을 한다고 본질적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어서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이날 회견이 이재명 대통령 순방 귀국 시점과 맞물린 점을 지적하며 "명분도 없고 도대체 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이어 "비례대표는 선출직이 아닌 만큼 시민과의 공감이 없으면 안 되는 것"이라며 "정치는 젊을수록 길게 보고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 초선 의원은 "청문회까진 가더라도 전반적 여론을 고려하면 사퇴하는 게 맞다"며 "국민 정서에 공감이 가는 발언을 해야지, 논리로만 자기 말이 맞다고 내세우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30대 여성의 도전인데, 낙마 여부를 떠나 해명의 시간은 주는 것이 성숙한 사회"라며 조심스럽게 두둔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당내 우려는 여론조사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사가 지난 7~9일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용 후보자 지명을 '잘못한 인선'으로 본 응답이 63%에 달했다. '잘한 인선'은 17%에 그쳤다. 성별·연령·지역·정치 성향을 가리지 않고 오차범위 밖에서 반대가 우세했고,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50%가 임명에 반대했다.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7~8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반대 응답이 73.4%까지 치솟았다.(NBS는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미디어토마토 조사는 ±3.0%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청문회를 둘러싼 여야 대치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을 논의하려던 국회 성평등가족위 전체회의는 개회 50분 전 취소됐다. 민주당은 다른 후보자 일정에 맞춰 18일 개최를, 국민의힘은 21~22일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증인 채택을 놓고도 양당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용 후보자 회견 직후 일제히 공세에 나섰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법이 허용한다고 해서 모든 선택이 정치적으로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비례대표직 사퇴 관례는 자리를 나눠 먹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의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국무위원 직무에 전념하라는 취지라고 반박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용 후보자가 자진 사퇴 대신 "오만한 완주 선언"을 내놓았다며 겸직 고수를 '권한 독식'으로 규정하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김재섭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해명과 사퇴 대신 남 탓과 감성적 호소로 일관한 "국민을 향한 선전포고"라고 비판했다.

여론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용 후보자가 비례직 사퇴 대신 정면돌파를 택하면서, 청문회 개최까지의 여정은 물론 임명 이후를 둘러싼 진통도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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