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이 숙적 중국을 상대로 짜릿한 대역전승을 거두며 7년 만에 아시아선수권대회 4강 무대를 밟았다.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세계랭킹 25위)은 10일 일본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시립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대회 8강전에서 중국(세계랭킹 32위)을 상대로 세트 스코어 3-1(17-25 25-21 25-22 29-27) 역전승을 거뒀다.
이번 승리로 한국은 지난 2019년 대회 이후 무려 7년 만에 준결승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한때 2021년 8위, 2023년 5위 등으로 부침을 겪었던 대표팀은 이번 4강 진출을 통해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직행권과 2027 국제배구연맹(FIVB) 남자 월드컵 출전권을 향한 희망을 이어갔다.
이날 경기는 험난한 출발을 알렸다. 한국은 1세트 초반 팽팽한 흐름을 이어갔으나, 16-18에서 임재영(대한항공)의 공격 범실과 중국의 연속 블로킹에 막히며 16-22로 크게 밀렸다. 결국 1세트를 17-25로 내주며 기선을 제압당했다.
하지만 반격은 2세트부터 매섭게 시작됐다.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대한항공)의 화력이 폭발하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19-19 동점 상황에서 미들블로커 차영석(KB손해보험)의 공격과 임성진(국군체육부대)의 서브 에이스, 임동혁의 득점을 묶어 22-19로 달아난 끝에 25-21로 세트를 가져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기세를 탄 한국은 3세트에서도 집중력을 유지했다. 14-13에서 3연속 득점에 성공해 17-13으로 달아났고, 임성진의 공격과 철벽 방어를 앞세워 25-22로 승리하며 세트 스코어 역전에 성공했다.
진정한 승부처는 4세트였다.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팽팽한 시소게임 속에서 한국은 21-21로 맞선 상황에서 비디오 판독으로 상대 안테나 터치를 이끌어내며 흐름을 탔다. 이후 듀스 접전 끝에 26-27로 몰린 위기에서 임성진의 공격과 임동혁의 블로킹으로 28-27 재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중국 원쯔화의 공격이 코트 밖으로 벗어났고, 상대의 네트 터치 비디오 판독 요청이 기각되면서 마침내 29-27로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종료 직후 라미레스 감독과 선수단 전원은 코트로 뛰어나와 기쁨을 만끽했다. 이날 쌍포로 나선 허수봉과 임동혁은 나란히 21득점을 폭발하며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4강에 오른 한국은 오는 12일 일본과 인도전의 승자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