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전력 소모를 크게 줄이고 하나의 셀에 여러 정보를 안정적으로 저장하는 차세대 상변화 메모리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고려대학교 김태근 교수 연구팀이 서로 다른 특성을 지닌 두 종류의 소재를 결합해 메모리 내부의 열 확산과 상변화 영역을 단계적으로 조절하는 이중 격리 상변화 이종구조 메모리를 구현했다고 11일 밝혔다.
생성형 인공지능(AI), 대규모 언어모델 등 데이터 처리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빠른 동작 속도와 낮은 전력 소모, 높은 저장밀도를 동시에 갖춘 차세대 메모리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기존 상변화 메모리는 데이터를 기록할 때 발생하는 열이 주변으로 번져 에너지가 낭비되고 영역 제어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구동 시에 상변화가 되지 않고 결정 상태로 유지가 가능한 두 종류의 전이금속 칼코겐화합물인 NiTe2와 MoTe2을 함께 배치하는 새로운 구조를 도입했다.
NiTe2는 낮은 전압에서도 열을 효율적으로 발생시키고 전달하는 열 전도층 역할을, MoTe2는 열이 확산되는 것을 억제하는 열 차단층 역할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메모리 내부의 열 이동 경로를 설계해 상변화가 발생하는 위치와 범위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전기적 특성 분석과 열 시뮬레이션, 고해상도 투과전자현미경, X선 회절 분석 등을 통해 제안한 구조의 동작 원리를 검증했다. 그 결과 메모리 내부의 열 이동 경로를 원하는 대로 설계할 수 있게 됐으며, 기존 대비 동작 에너지를 76% 아끼고 내구성을 110% 높이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상변화 메모리의 성능 향상을 단순한 소재 개발이 아니라 메모리 내부의 열 흐름을 설계하는 새로운 접근법으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태근 교수는 "제안된 기술은 저전력 동작과 다중정보 저장, 높은 신뢰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어, 향후 고집적 AI 메모리, 뉴로모픽 컴퓨팅, 인메모리 컴퓨팅 등 차세대 반도체 시스템의 핵심 메모리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