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시장 수리상점 곰손 가봤나요…'철밥통' 공무원 만들기

활동가 유혜민 에세이 '오늘도 고쳤습니다'
20년 차 공무원이 쓴 '물고기 코이와 공무원'

문학동네 제공

고장난 물건을 버리지 않고 고치는 일은 물건과 맺은 관계를 다시 살피고,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경험이 된다.

'오늘도 고쳤습니다'는 디지털 기기에 관심 많은 얼리어답터이자 맥시멀리스트였던 저자가 수리 활동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책이다. 과도한 노동과 소비로 지친 20대를 지나, 아이폰과 우산, 옷, 생활용품을 직접 고치며 수리의 세계로 들어간 경험을 풀어냈다.

저자는 망원시장 안 리페어 카페 '수리상점 곰손'을 중심으로 활동해왔다. 곰손은 양말 꿰매기부터 아이폰 배터리 교체, 우산 수리, 반려공구 사용법 강의까지 다양한 수리 교육을 진행하는 공간이다.

책에는 저자가 지리산으로 아이폰 수리 교육 출장을 가고, 밀양·대구·전주 등 전국을 돌며 우산 수리 교육을 하는 과정도 담겼다. 수리를 배우고 가르치는 사람들, 동네 기술자와 장인, 수리 모임에서 만난 동료들의 이야기도 함께 실었다.

저자는 수리를 단순히 물건의 수명을 늘리는 기술로만 보지 않는다. 고쳐 쓰는 과정에서 사물과 맺은 기억이 되살아나고, 내 손으로 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는 감각이 회복된다고 말한다.

책은 초보자가 시도해볼 수 있는 헤드폰 이어패드, 우산 등 생활용품 수리법과 아이폰, 애플워치 등 전자제품 수리 경험을 소개한다. 저자가 직접 검증한 망원동 수리 맛집과 서울·경기 지역 수리점 목록도 부록으로 담았다.

유혜민 지음 | 문학동네


메디치미디어 제공

공무원은 '철밥통'과 '무능'의 상징처럼 불리지만, 저자는 그 평가의 원인을 개인의 자질보다 공직사회의 구조와 문화에서 찾는다.

'물고기 코이와 공무원'은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20년간 일해 온 5급 사무관인 저자가 내부자의 시선으로 공직사회의 현실을 분석한 책이다. 산불, 수해, 폭설 피해 현장과 악성 민원 대응, 보조금 집행, 축제 관리 등 일선 공무원들의 노동을 바탕으로 공직사회가 왜 무능의 이미지에 갇혔는지 살핀다.

제목의 '코이'는 환경에 따라 크기가 달라지는 비단잉어를 가리킨다. 저자는 공무원들이 본래 무능해서가 아니라, 작은 어항 같은 폐쇄적 조직 환경 속에서 창의성과 적극성을 잃고 현실에 안주하게 된다고 진단한다.

책은 공직사회의 문제를 시스템적 요인과 문화적 요인으로 나눠 다룬다. 시스템적 요인으로는 악성 민원, 민원 발생을 곧 무능으로 보는 조직 분위기, 비논리적인 예산 구조, 감사를 피하려는 행정 관행 등을 짚는다.

문화적 요인으로는 온정주의와 연공서열, 표창 나눠 받기, 형식에 치우친 보고 문화, 과도한 의전 관행 등을 제시한다. 저자는 이런 요소들이 공무원들의 도전과 변화를 막고, 기존 틀 안에서만 움직이게 만드는 구조로 작동한다고 본다.

대안도 제시한다. 공무원을 '국민의 종'이 아니라 존중받아야 할 근로자로 재정립하고, 악성 민원과 부당한 지시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산을 모두 쓰는 관행에서 벗어나 절약과 효율적 집행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 상반기 신속집행 중심에서 연중 균형집행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내놓는다.

또 연공서열 중심 평가를 근무 실적과 업무 난이도 중심으로 바꾸고, 수직적인 직급 체계를 간소화해 더 유연한 조직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김영수 지음 | 메디치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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