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경력 수시로, 신입 20% 빼고…은행 채용 달라졌다

연합뉴스

"공부만 하느라 경험을 못 쌓았는데 요즘은 스펙보다 경험을 더 본다고 해서 걱정입니다."

금융권 취업을 준비중인 A씨는 은행권 하반기 공개채용이 마냥 반갑지는 않다.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은행 채용문이 갈수록 좁아지기 때문이다.

코로나19를 거치며 비대면 고객 수가 크게 늘면서 은행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맞춰 은행 점포수도 줄면서 은행원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올해 상반기 공개 채용으로 선발한 신입 행원은 총 48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595명과 비교하면 110명(18.5%) 감소한 수치다.

하반기 취업 문이 열렸지만, 신규 채용 감소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국민, 신한 등 시중 은행들은 하반기 공채를 시작했지만 일반 행원 수는 줄어든 대신 AI와 경력직 직군 수는 늘어난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KB국민은행은 올해 하반기 신입행원과 경력직원을 총 180여명 채용한다. 은행원을 포함해 공인회계사와 정보통신기술(ICT) 직군 등 총 6개 부문에서 160명을 선발한다.

20명은 AI전문가와 변호사 등 전문성을 갖춘 경력직으로 채울 예정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신입행원 채용과 별도로 전문 경력직 20명을 수시 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기업금융, 개인금융, 우리 투게더, TECH, 글로벌, 전문, 보훈 특별채용 등 총 7개 부문에서 신입행원을 뽑는다. 기업금융과 개인금융 부문 선발자에게는 차세대 RM(기업금융)·CM(개인금융)·PB(자산관리) 사전양성과정 패스트트랙 지원 혜택을 제공한다.

글로벌과 전문 부문을 신설한 점이 눈에 띈다. 글로벌에서는 해외 경험과 외국어 역량을 갖춘 인재를, 전문에서는 변호사·공인회계사·세무사 등 전문자격 보유자와 통역 전문인력을 뽑는다. TECH 부문에서도 기존 IT개발 인력과 함께 정보보호·금융보안 특화 인재를 선발한다.

NH농협은행은 약 120명을 금융 분야와 전문 분야로 나눠 채용한다. 전문 분야는 회계, 보안, AI·디지털로 다시 구분했다. 지난해에는 금융과 IT, 디지털로 모집 분야를 나눴지만 올해는 전문 분야를 조금 더 세분화해 채용하면서 전문성을 강조했다.

"코로나 이후 창구 고객 60%까지 떨어져…은행원 채용 니즈 줄어"

LS증권의 2026년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 SNS게시물. 인스타그램 '@Issec_official' 캡처

신입 공채 취업문은 갈수록 좁아드는 반면 AI 등 전문 경력직군에게는 활짝 열려있다.

현재 일반직 신입행원 공채채용을 진행중인 신한은행은 올해만 AI와 IT 경력직 수시 채용을 세 차례 진행했다.

하나은행 역시 AI와 데이터분석, 디지털 신기술 분야 전문가 채용을 위해 지난해부터 경력 정규직군을 신설했다.
 
신입 행원 채용 문이 갈수록 줄어드는 데는 은행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오프라인 점포 감소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의 영업점은 2022년 말 5657개에서 2026년 6월 말 5381개로 276개(4.9%) 감소했다.

모바일-인터넷 뱅킹 이용 증가로 대면 업무 수요가 줄어든데다 은행 내에서도 AI를 업무에 적극 활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신입 행원 채용 규모는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코로나19를 지나고 은행 대면 창구를 이용하는 고객이 60%로 떨어지면서 은행원에 대한 니즈가 많이 줄었다"며 "창구 고객 위주에서 이제는 기업금융, 자산관리 중심으로 업무의 비중이 재편되다보니 비대면 디지털 뱅킹이 중요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