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활용도 저조와 품질관리 한계를 이유로 지난 8월 6일 서비스를 종료한 AI 학습데이터 14종을 포함해, 2020년 이후 구축한 AI 관련 데이터 20종이 모두 국토교통부 등 중앙부처·공공기관과 사전 협의나 조정 없이 만들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부승찬 의원이 서울시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종료된 14종은 2020~2021년 사이 10억6002만원을 들여 구축됐다.
이 가운데 자율주행 학습데이터, 드론 기반 도로 정사사진, 스마트시티 도시관리 시설물, 개인형 이동장치 진입금지지역, 퍼스널모빌리티 주행데이터, 주차장 CCTV, 안전모 미착용 학습데이터 등 최소 7종이 도로·교통·스마트시티·건설안전 등 국토교통 분야와 직접 맞닿아 있다. 서울시는 이들 14종을 포함한 20종 전부에 대해 구축 계획을 국토부 등 관계기관과 미리 공유하거나 조정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데이터의 상호연계성과 공동활용을 강조한 데이터기반행정의 취지와도 어긋난다. 2020년 시행된 데이터기반행정 활성화에 관한 법률은 공공기관이 데이터의 최신성·정확성과 상호연계성을 유지하고 제공·연계·공동활용을 적극 수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비슷한 데이터를 따로 중복해 만들 게 아니라, 사업 초기부터 기존 데이터와 이어 쓸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다.
중복이 의심되는 사례도 있다. 서울시가 2023년 구축한 '콘크리트 구조물 표면 손상 결함 데이터'가 2021년부터 AI허브에 공개돼 있던 '건물 균열 탐지 이미지'와 시설물 결함탐지 목적이나 균열·박리·백태 같은 주요 손상유형에서 일부 겹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촬영방식과 대상범위에 차이가 있다고 해명했지만, 이런 유사성도 구축에 앞서 걸러진 게 아니라 사업이 끝난 뒤에야 확인됐다. 기존 공개 데이터를 다시 검증하거나 보완할 계획도 없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부승찬 의원은 "AI 사업은 기관별 실적 경쟁이 아니라 실제로 쓸 수 있는 데이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며 "서울시와 같은 실패가 반복되지 않도록 과기정통부와 국토부는 국가·지자체의 AI 학습데이터 구축 단계부터 기존 데이터와의 중복성, 기관 간 연계 가능성, 실제 활용수요를 점검하는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법에 따라 열린데이터광장과 국가 공공데이터포털을 연계해 데이터를 공개해왔지만 AI허브 연계는 미처 챙기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앞으로 관련 법령과 가이드라인에 맞춰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