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청탁'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브로커가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시험 승인 절차가 늦어지자 자금을 동원한 로비 계획을 거론한 정황이 드러났다.
12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브로커 양모씨는 지난 2021년 10월 15일 제넨셀 대표 강세찬씨와 통화하면서 "참 교수님(강씨). 그러면 식약처 담당 애들 혹시 뭐 이렇게 좀 자금 풀었어요?"라고 물었다.
이에 강씨는 놀라며 "요즘 세상에 그랬다가 X되게?"라고 반문했다. 그러자 양씨는 "제넨셀에서 그거 담당하는 사람 없어요? 이거 요즘 세상이 아니라, 다 그렇게 소통이 돼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양씨는 과거 자금 로비를 통해 사업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그는 "○○○○ 저희 어떻게 사입이 됐는데"라며 "위에서 캐시로 3천 넣어 갖고 저기 했다"고 설명했다.
양씨는 "승원 오빠한테 대놓고 조금 물어보고. 이거 이분한테도 자금 써야 돼요"라며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도 거론했다. 강씨는 "응. 그분한테 쓰는 건 상관 없어. 사고 안 나지. 식약처 공무원이니까 문제"라고 반응했다.
그런 강씨를 안심 시키듯 양씨는 "공무원들 말로만 그러지 우리 쪽에 멤버 들어와 있는 의원들, 보좌관들 다 한다"면서 "뭐 공무원이라고 다르나. 윗선에서 지금 머리 아프게 해가지고 더 힘들지"라고 했다.
이 같은 대화가 오간 것은 김 후보자가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에 관해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연락한 이후다. 김 후보자의 연락에도 식약처의 승인이 늦어지자 양씨가 다른 로비 방법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날 이뤄진 다른 통화에서 강씨는 "식약처에서 또 보완해 달라고 주말까지 일할 테니까 보내 달라고. 그러면 우리 19일까지 나오냐. 그랬더니 22일까지 시간을 달라고 그런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다만 강씨가 식약처에 대한 직접적인 로비에 부정적 태도를 고수하면서 실제 자금 로비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들이 김 후보자에게 청탁을 한 뒤 대가를 지급하려 한 것은 아닌지 수사했다. 임상시험 승인이 이뤄진 이후인 2021년 12월 강씨 측이 김 후보자 후원 계좌로 이체하려 했던 500만 원을 청탁에 따른 대가로 의심했던 것이다.
당시 검찰은 통화 녹취를 근거로 "강씨 역시 김 후보자에게 본 건 승인을 도와준 대가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것 아니냐"고 강씨에게 물었다.
이에 강씨는 "대가를 지급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국회의원에게는 나중에 정치자금 후원하겠다는 의미"라며 "청탁을 했던 것은 맞고 대가를 약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강씨는 검찰 조사에서 김 후보자와의 관련성을 부인하기도 했다.
양씨는 2021년 9월 14일 강씨에게 연락해 김 후보자와 만날 수 있는 날짜를 물었다. 그는 김 후보자에 대해 "여야 상관없이 이분을 되게 좋아라 한다. 교수님의 앞으로 비즈니스도 그렇지만, 그냥 지인으로 잘 알고 지내기도, 왜냐하면 지금 대세가 이재명으로 쏠리는 거 같은데 기업인들은 정치권도 무시할 수 없지 않느냐"고 설명했다.
강씨는 김 후보자와의 만남을 수락했지만 약속 당일 "장인어른이 돌아가셨다"며 불참 의사를 밝혔다.
이에 관해 강씨는 "핑계를 댄 것이다. 김 후보자를 만나기 싫어서 말했던 것"이라며 "양씨를 통해 이미 (임상시험 승인 관련) 부탁을 했고 직접 만나서 부탁을 하는 것에 문제가 있을 수 있고 껄끄러웠기 때문에 핑계를 대며 만나지 않았던 것 같다"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