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2일부터 이른바 '검찰개혁'의 결과로 검찰청이 공소청으로 바뀌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새롭게 출범하는 가운데 정작 새 수사기관에 잇따라 검사 출신 인사가 낙점돼 논란이다.
일각에선 "수사의 전문성을 고려한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분석을 내놓지만, 법조계와 정치권에서 "수사·기소 분리의 취지를 생각하면 모순적인 인사"라는 비판이 거센 분위기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초대 중수청장에 검사 출신인 김지용 변호사(58)를 지명하자 검찰의 수사권을 박탈하며 새롭게 만들어진 수사기관조차 '도로 검찰청'이 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28기로 20년 넘게 검사로 재직했다. 대전지검 검사를 시작으로 대구지검 특수부장,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장, 대검 감찰1과장·형사부장, 광주고검 차장검사, 춘천지검장 등을 지냈다.
앞서 중수청장후보추천위는 김 후보자를 포함해 초대 청장 후보 4명 중 3명을 검사 출신 인사로 지목하기도 했다. 시민단체에 몸담았던 한 변호사는 CBS노컷뉴스에 "검찰의 잘못된 수사 관행을 없애고자 만든 중수청인데 다시 검사 출신을 앞세운 건 자기모순적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20일의 준비기간을 마치고 지난 7일 정식 출범한 '선관위 특검'은 검사 일색이란 지적을 받았다. 특별검사엔 18년간 검사를 지내며 부산지검 공판부장, 울산지검 특수부장,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장 등을 역임한 이태한 변호사(60·사법연수원 23기)가 임명됐다.
특별검사보도 5명 중 1명 빼고 4명이 검사 출신으로 꾸려졌다. 김진우 특검보(변호사시험 3회)만 제외하고 박혁(사법연수원 22기)·김은정(38기)·김상천(변시 1회)·권근환(2회) 특검보 모두 검사 경력을 갖고 있다. 한 변호사는 "3대 특검, 종합특검 등 근래 있었던 특검과 비교해도 가장 검사 출신이 많아 거꾸로 가는 느낌"이라고 했다.
이런 인선에 대해 법조계 내에선 전문성을 고려할 때 불가피했다는 시각도 있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어쨌거나 지금까지 중대범죄 수사나 주요 범죄를 수사했던 건 검사의 전문영역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가장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결정으로 보인다"며 "특검도 지금까지 검사들이 가장 성과를 낸 영역 아닌가. 최근에도 비(非)검사 출신 특검의 성과에 대해 말이 많았던 게 사실"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정치권에서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초대 중수청장 인선과 관련해 "중수청은 수사를 가장 잘하는 사람이 오는 게 맞는다"며 지난 2020년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실패 사례로 거론했다.
김 의원은 '공수처장을 내리 판사 출신이 맡은 것이 수사 능력 저하의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김지용 후보자 지명이) 이를 참고한 것으로 보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런 영향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본다"고 견해를 밝혔다. 공수처는 2명의 역대 처장이 모두 판사 출신이다.
그러나 여권 내에서조차 중수청장 인선엔 공개 비판이 일부 터져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김 후보자가 과거 검찰 수사권 축소에 반대했던 입장을 가졌던 사실이 알려지며 반발이 거세다.
판사 출신으로 법무부장관을 지낸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지난 12일 김지용 후보자 지명을 겨냥하며 "한동훈(검사 출신 현 무소속 의원)과 한배를 탔던 사람이 초대 중수청장이 된다면 그것이 민주화입니까, 그것이 나라를 바꾸는 겁니까, 그것이 주권자 국민의 뜻을 섬기는 것입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내란) 세력을 징벌해야 하는데 왜 이들 세력에 업혀 전전긍긍하는 것인가"라며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날을 세웠다.
조국혁신당도 "검찰 편에 서서 선택적 정의를 휘둘렀던 인물이 수장에 오른다면 중수청은 제2의 검찰로 전락할 뿐"이라며 김 후보자 지명을 정면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