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어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동기부여가 안 될 수가 없었죠."
LG의 새 캡틴 정인덕의 프로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송도고-중앙대를 거쳐 2016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6순위로 LG의 지명을 받았지만, 두 시즌 만에 은퇴했다. 이후 현역(주특기 81㎜ 박격포)으로 군 복무를 마친 뒤 다시 LG 유니폼을 입었다. 다만 신분은 연습생이었다.
하지만 정식 계약에 성공했고, 이후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최저 연봉에서 3억까지 연봉이 수직 상승했고, 2025-2026시즌 종료 후 LG와 계약기간 4년, 첫 해 연봉 3억5000만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정인덕은 2023년 결혼한 아내에게 공을 돌렸다.
13일 LG의 전지훈련이 진행 중인 필리핀 마닐라에서 만난 정인덕은 "1년 정도 만나고 결혼을 했다. 아내가 나를 전적으로 믿어줬고, 나도 은퇴하고 돌아왔으니 열심히 안 할 수가 없었다. 믿어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동기부여가 안 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정인덕의 아내는 결혼 전 카페를 운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인덕과 결혼하면서 카페를 접고 창원으로 내려갔다. 2025년 태어난 딸, 올해 6월 태어난 아들을 키우면서 정인덕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정인덕은 "집에 있을 때는 현실적으로 잠을 많이 자기 쉽지 않은데, 아내가 많이 희생하고 있다. 그래서 운동에 더 집중할 수 있다"면서 "육아가 힘들기는 하지만, 너무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어서 좋다. 아내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남들보다 빨랐던 은퇴. 정인덕은 아예 농구 생각을 안 했다. 하지만 주변에서 "아깝다"는 말을 해준 덕분에 다시 용기를 냈다. 손종오 단장(당시 사무국장)에게 전화를 해 연습생이 됐고, 이후 감사함, 또 간절함으로 LG의 주축 멤버로 자리를 잡았다.
정인덕은 "은퇴 당시 다른 것은 안 보였다. 스스로 힘든 부분이 있었다. 농구 생각은 안 하면서 마냥 쉬면서 지냈다. 그리고 영장이 날아와서 군대에 갔다 왔다"면서 "내가 다시 농구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안 하고 있었는데, 주변에서 '너무 아깝다'고 다시 해보라고 했다. 안 되면 어쩔 수 없지라는 생각으로 연락을 했는데, '연락이 올 줄 알았다'고 이야기해주셨다. 연락 후 찾아갔는데 '한 번 해봐'라고 해서 다시 하게 됐다"고 돌아봤다.
이번 FA 시장에서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힐 정도였지만, 정인덕은 다른 구단의 제안이 오기도 전에 LG와 FA 계약을 체결했다.
정인덕은 "사실 은퇴 후 다시 돌아와서 농구를 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은 나도 잘 안다. 항상 감사함으로, 간절하게 했던 것 같다. 최저 연봉을 받을 때도 코트에서 훈련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했다. 그 감사함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면서 "LG가 내가 다시 돌아왔을 때 받아주지 않았다면 이 자리에 있을 수도 없었기에 바로 계약을 했다"고 웃었다.
2026-2027시즌 정인덕은 주장까지 맡았다. 조상현 감독에게 먼저 연락을 해 "주장을 해보겠다"고 이야기했고, 조상현 감독도 "기특했다"면서 정인덕에게 주장을 맡겼다.
정인덕은 "쉬운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해 부담도 있었다. 하지만 두 형(한상혁, 장민국)이 솔선수범하면서 잘 이끌어주고 있고, 어린 선수들도 열심히 하고 있다. 나만 열심히 하면 될 것 같다. 책임감이 커졌다. 흔들리는 상황이 생길 때 내가 중심을 잡아줘야겠다는 생각"이라면서 "목표는 당연히 통합 우승이다. 모든 팀이 우승을 위해 노력한다. 우승을 바라보면서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