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식약처 로비 의혹'과 관련해 당시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사건의 본질과 무관하게 민주당 지도부를 겨냥했다는 내부 문건이 공개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들은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2022년 말 검찰이 로비 의혹 사건 수사를 개시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해 '표적수사'를 기획했는 정황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표적수사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2022년 11월 28일 서울서부지검이 작성한 수사보고서다. CBS노컷뉴스가 확보한 이 문건에는 김 후보자가 민주당 내 강경파 모임인 '처럼회' 소속이자 '친이재명계'로 분류된다는 내용과 함께,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남욱 변호사의 변호인단 소속이었다는 이력, 2021년 이재명 당시 대선후보 캠프에 합류했다는 내용 등이 적혔다.
특히 문건에는 '수원 수성고 출신 학맥'이라는 별도의 관계망까지 등장한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원유철 전 의원, 이재명 캠프 총괄특보단장을 지낸 안민석 당시 의원 등이 함께 적시됐다. 식약처 로비 의혹을 수사하면서 김 후보자의 정치적 이력뿐 아니라 이재명 당시 야당 대표와 대장동 관련 인물들과의 관계까지 들여다본 셈이다.
김 후보자도 수사 과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제넨셀 관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담당 검사가 "김승원 국회의원 옷을 꼭 벗기겠다"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은 당초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범죄조사부가 맡았지만, 2023년 9월 '친윤'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진동 검사장이 서부지검장에 부임한 직후 형사5부로 갑자기 재배당됐다. 형사5부는 정치인과 기업 비리 등 반부패 수사를 전담하는 부서다.
서부지검은 검사 10여 명을 투입한 집중 수사 끝에 김 의원에 대한 기소 의견을 검토했으나 대검의 보완 요구 등을 거쳐 결국 2024년 12월 기소유예 처분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이 대목과 관련해 당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인사권을 행사해 친윤 성향의 검사장을 서부지검장으로 보내 식품의약 관련 수사를 야당 국회의원을 겨냥한 특수 수사로 전환시켰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한동훈 의원이 검찰에서 기소조차 하지 못하고 기소유예로 끝난 과거 수사 기록과 내부 수사 보고서를 유출·짜깁기해 페이스북 등에 생중계하듯 공개하며 정치 공작을 펼치고 있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이들은 이어 당시 로비 의혹 관련자들의 통화 녹취록에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 윤석열 및 윤석열 부실장, 오세훈, 원희룡, 김건희 지인 등 여당 관련 인물들의 실명과 유착 정황이 무수히 등장함에도 검찰이 이들에 대해서는 전혀 수사하지 않았다며 '편파 수사'이자, '검찰권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한발 더 나아가 한동훈 의원이 공개한 수사자료의 출처 자체도 문제 삼고 있다.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해당 문건이 검찰 내부의 사건 처리 관련 보고서와 상당히 동일하다며 유출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고, 민주당은 한 의원에 대한 제명 추진까지 거론하고 있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서영교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이후 "(한 의원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자료를 얘기했다"며 "이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김 후보자 논란을 '신약 청탁 의혹'에서 '검찰의 표적수사 의혹'으로 프레임 전환하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이 같은 역공이 성공할 지는 미지수다.
수사보고서에 이 대통령이나 대장동 관련 인물들의 이름과 관계망이 담긴 것은 확인됐지만, 이후 실제 수사 방향, 당시 검찰 지휘부의 의사결정 과정까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동훈 의원도 민주당이 제기한 '표적수사 의혹'에 선을 그었다. 한 의원은 이날 여당 의원들의 기자회견을 언급하며 "김승원은 당시에 '듣보잡'(듣지도 보지도 못한 잡놈이라는 뜻의 속어)이었는데 누가 듣보잡을 표적수사하느냐. 금시초문"이라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수사 초기 야당 표적화 정황을 담은 검찰 수사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오는 15일 열릴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수사권 남용 및 표적 수사 여부'와 '로비 및 비리 의혹'을 둘러싼 여야 간 극한 충돌 현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