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체결로 피해를 입은 농어업·농어촌을 지원하고 기업과 농어촌 간 상생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된 '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이 1조 원 조성 목표를 사실상 달성하지 못한 채 기간 연장 및 목표금액 상향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경기 여주·양평 )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출연 현황'을 분석한 결과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은 2017년부터 매년 1천억원 씩 10년간 총 1조 원을 조성한다는 목표로 도입됐지만 2026년 7월 기준 누적 조성액은 3255억 원으로 목표액의 32.6%에 그쳤다.
특히 민간기업 출연액은 1532억 8천만 원으로 전체 조성액의 47.1% 에 불과해 공공기관 출연액 1714억 7천만 원보다도 적었다. FTA 수혜 산업과 농어업·농어촌 간 상생이라는 제도 도입 취지가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선교 의원이 제출받은 '주요 10대 대기업 그룹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출연 현황'을 보면 2026년 7월 31일 기준 10대 그룹의 누적 출연액은 다년협약 잔액을 포함해 총 852억 7300만 원으로 집계됐다.
그룹별로는 삼성이 166억 2500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농협 129억 200만 원, 롯데 125억 500만 원, 현대자동차 113억 4500만 원, LG 113억 2400만 원, SK 81억 4700만 원, 포스코 58억 2100만 원, GS 29억 4천만 원, HD 현대 20억 6천만 원, 한화 16억 400만 원 순이었다.
특히 기업별 출연 실적의 편차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26년 출연액만 보면 삼성은 34억 3천만 원, 현대자동차는 16억 3천만 원, 롯데는 14억 8400만 원을 출연한 반면 SK는 올해 출연 실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의 저조한 조성 실적은 이미 수년간 반복적으로 지적돼 왔으나 제도 시행 마지막 해까지도 당초 목표와는 상당한 격차가 남은 것이다. 이에 정부와 국회에서는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의 운용기간을 2037년까지 10년 연장하는 방안과 함께 정부의 출연 근거를 마련하는 법 개정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당초 목표액 1조 원에서 부족한 재원을 정부가 직접 부담하거나 농어촌특별세 등을 활용하는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는데 농림축산식품부는 2027년 예산안에 2천억 원을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출연금으로 신규 반영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선교 의원은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은 FTA 시장 개방 과정에서 피해를 감내한 농어업·농어촌과 그 과정에서 성장의 기회를 얻은 산업계가 함께 상생하자는 사회적 약속이었다"며 "지난 10년간 목표액의 3분의 1 수준밖에 조성하지 못한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 없이 기간만 10년 더 늘린다면 같은 실패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부족한 기금 7천억 원을 국민 세금으로 메우는 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기업이 농어촌과의 상생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세액공제 확대와 동반성장지수 가점 강화, 공공조달 연계 등 확실한 유인책을 마련해 상생이라는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