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덕구의회가 원 구성을 하지 못한 채 두 달 넘게 공전하면서 구정 곳곳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전국에서 원 구성을 마치지 못한 기초의회는 대덕구의회를 포함해 단 두 곳뿐인 상황으로, 여야가 각각 4석씩을 나눠 가진 동수 구도에서 의장 자리를 둘러싼 힘겨루기가 이어진 탓이다.
14일 대덕구에 따르면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곳은 청소년어울림센터로, 운영비 예산이 바닥나면서 이달부터 일부 직원 급여 지급이 밀리고 수영장 등 시설의 공과금도 체납 위기에 놓였다. 대덕구는 부족분을 메울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지만, 이를 심의·의결해야 할 의회가 멈춰 서면서 집행이 불가능한 상태다.
추경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 상임위원회조차 꾸려지지 않으면서 조례안과 각종 동의안 심사, 집행부에 대한 견제·감시 기능까지 사실상 멈춰 섰다.
새 구청장 취임에 맞춰 핵심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조직 개편안도 의회 승인을 받지 못해 후속 인사가 밀렸고, 구청은 일단 의회 동의 없이 처리할 수 있는 업무부터 추진하며 버티는 실정이다. 신청사 건립을 위한 구청사 매각 절차 역시 공유재산 관리계획 심사가 미뤄지면서 진전이 없다.
위탁 시설 운영도 줄줄이 발이 묶이면서 재계약 승인을 받지 못한 대덕국민체육센터는 임시 휴장에 들어갔고, 공동체지원센터 등 다른 위탁기관 5곳도 운영 업체와의 계약이 미뤄질 위기에 놓였다.
지역 시민단체는 "일은 하지 않으면서 세비만 받아 간다"고 비판하고 있다. 실제 대덕구의원 8명은 지난 7월 한 달에만 1인당 456만 9360원, 모두 3655만여 원의 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을 받았다. 파행이 두 달 넘게 이어지면서 1인당 900만 원 안팎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의원 4명은 파행 책임을 지고 의정활동비 반납을 결정했다.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비판도 이어지며 진보당 대전시당 대덕구위원회는 "감투싸움을 그만하고 당장 원 구성하라"며 반복되는 파행을 막을 법정 시한과 책임 장치 마련을 촉구했다.
대덕구의회의 파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9대 의회 시절인 2022년 전반기와 2024년 후반기에도 의장 선출과 연임 문제를 둘러싸고 전·후반기를 합쳐 100일 넘게 파행을 겪은 전례가 있다.
이번 10대 의회 역시 더불어민주당은 '후보 등록과 표결을 통한 결정'을, 국민의힘은 '사전 정치적 합의를 통한 의장단 배분'을 각각 고수하며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의원 8명 중 절반인 4명이 무투표로 당선돼 입성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의 비판이 거세다.
원 구성이 늦어질수록 하반기 업무보고와 행정사무감사, 내년도 본예산 심의 등 남은 의정 일정도 줄줄이 밀릴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리다툼에 발이 묶인 대덕구의회가 '대덕구 소외론'을 스스로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지역 안팎에서 나온다.
김찬술 대덕구청장은 이날 낸 호소문에서 "제10대 대덕구의회가 출범한 지 두 달이 넘었지만 아직 원 구성을 이루지 못해 구민 생활과 구정 운영에까지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서로의 입장을 넘어 대화와 타협으로 해법을 찾아 달라"고 의원들에게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