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주민들이 함께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연대경제 활동을 국가 차원에서 통합 지원하는 '사회연대경제기본법'이 최근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나눔과 돌봄에 앞장서 온 한국교회도 지역사회와 협력해 새로운 상생의 길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경북 경주의 행복황촌협동조합은 지역의 빈집을 정비해 마을 호텔로 운영하며 침체된 골목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었습니다.
경기 여주의 햇빛두레발전소는 태양광 발전 수익을 마을버스와 무료급식 등 주민 복지에 다시 투자하고 있습니다.
대구 동구의 안심마을도 여러 사회연대경제 조직이 연대해 발달장애인을 위한 돌봄·먹거리·교육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지역소멸과 양극화, 돌봄 공백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나 시장만으로 풀기 어려운 지역 문제를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이 함께 해결하는 것이 바로 '사회연대경제'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지원 체계는 조직 유형과 부처별로 나뉘어, 정책을 연계하고 성공 사례를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번에 통과된 '사회연대경제기본법'은 이처럼 분산된 정책을 하나의 틀 안에서 연계하고 조정하는 법입니다.
대통령 소속 사회연대경제발전위원회가 5년 단위 기본계획을 세우고, 사회연대금융과 공공기관 우선구매, 국·공유재산 활용, 교육과 판로 지원으로 현장 조직의 자립을 돕게 됩니다.
[이준모 목사 / 기독교사회적기업지원센터 본부장]
"많은 재정이 중첩되고, 또 정책적 혼선도 있고, 정책적 한계도 있고, 그런 문제들이 실질적으로 현장에서는 아주 많이 있어 왔습니다. 통합 돌봄, 양극화 문제, 고령화 문제, 저출산 문제, 이런 것들을 풀어가는 데 굉장히 중요한 법이 통과됐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이번 법 제정은 한국교회에도 새로운 기회이자 과제를 던집니다.
교회는 그동안 생계 지원과 장학, 돌봄과 복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웃의 필요에 응답해 왔습니다.
하지만 교회 자체 인력과 헌금, 일회성 후원만으론 지역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사회연대경제기본법은 교회의 나눔과 돌봄이 주민과 함께 만드는 일자리와 돌봄, 지역의 자립 구조로 이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농촌교회와 미자립교회도 지역의 생산과 소비를 연결하고, 주민과 함께 돌봄과 일자리 사업을 만들며 지역에 뿌리내리는 길을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옵니다.
[이준모 목사 / 기독교사회적기업지원센터 본부장]
"일회적인 이웃사랑 가지고는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더 적극적으로 교회에서 지역사회의 경제 문제에 대해 관심갖고, 가난한 사람들하고 경제 활동을 같이 하는 것, 이것을 아주 성경적으로 이해하고, 지역 문제를 지역 사회에서 풀어갈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사회연대경제가 교회 복지사업을 단순히 넓히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교회가 공간과 자원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민과 이용자, 노동자가 사업의 주체가 되도록 권한을 나누고 협력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특히, 공공서비스와 결합하는 사업일수록 공공성과 투명성, 이용자 권리와 노동권, 전문성과 책임성도 더욱 엄격하게 요구됩니다.
[박순웅 목사 / 서로살림 농도생활협동조합 전 이사장]
"교회가 안에서 자기들이 운영하려고 하는 성향이 강해요. 그리고 교회가 한 것을 드러내려고 하고… 교리와 신앙이라는 이유만으로 어떻게 보면 일방적인 소통을 하는 것이 조금 안타까워서 교회에서 더 사회로, 문화로, 협력할 수 있는 마을의 하나의 기관인 교회가 되면 좋겠다는 걸 강조하고 싶어요. 마을 안에 교회 있는 거지 교회 안에 마을이 있는 건 아니잖아요."
한편, 이번 법안은 정부 이송·국무회의 의결·공포 절차를 거쳐, 공포일로부터 6개월 뒤 시행될 예정입니다.
실효성은 후속 제도에 달려 있는 만큼 현장에서는 취약계층 고용 비율과 고용의 어려움을 세심하게 반영한 지원 기준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13년 만에 문턱을 넘은 사회연대경제기본법. 교회의 나눔과 돌봄 활동이 지역 주민의 자립과 일자리, 공동체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정용현] [영상편집 김영찬] [그래픽 박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