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과 가까운 사람보다 '그 분야와 가까운 사람'

[기자수첩]
민형배호 기관장급 인사 본격화…디자인진흥원장 '주목'
정무라인과 전문기관장은 달라…전문성·능력이 우선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제공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민형배 시장과 선거캠프나 인수위원회에서 함께했던 인사들의 시정 합류가 이어지는 속에 이제 관심은 산하기관장 등 기관장급 인사로 향하고 있다.

가장 먼저 관심이 쏠리는 곳 중 하나는 광주디자인진흥원장 공모다.

민 시장 체제에서는 출범을 전후해 선거캠프와 인수위에서 활동했던 인사들이 정무라인 등에 합류했다. 이를 무조건 문제라고 볼 일은 아니다. 시장과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하는 비서실이나 정무라인은 시장의 철학을 이해하고 정무적 판단을 뒷받침해야 하는 자리다. 선거캠프나 인수위에서 함께했다고 해서 그 자체가 결격 사유가 될 수도 없다.

하지만 전문성이 요구되는 산하기관장은 이야기가 다르다. 광주디자인진흥원은 지역 디자인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기업 지원 등을 담당하는 전문기관이다. 실제 원장 공개모집에서도 전문적인 식견과 경영능력을 주요 자격요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차기 원장 공모가 진행되면서 지역 디자인업계에서는 일부 지원자의 전문성과 심사 과정 등을 둘러싸고 벌써부터 뒷말이 나오고 있다. 민 시장 측과의 인연을 거론하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오면서 인선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물론 아직 공모 절차가 끝나지 않았다. 업계에서 나오는 이야기 가운데 확인되지 않은 전언도 있는 만큼 특정인이 내정됐다거나 심사가 불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단정할 단계도 아니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결과가 중요하다. 누가 시장과 가깝고 누가 선거 과정에서 인연을 맺었느냐가 아니라, 누가 지역 디자인산업을 가장 잘 이해하고 진흥원을 제대로 이끌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갖췄는지를 공모 과정과 결과로 보여주면 된다.

광주디자인진흥원뿐만이 아니다. 남도장터도 대표이사 공개모집 절차를 밟고 있고, 개방형직위인 농업박물관장 공모도 시작되는 등 민형배호의 기관장급 인사가 잇따르고 있다.

정무라인은 시장과 얼마나 호흡이 잘 맞느냐가 중요한 인사 기준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전문기관장은 다르다.

시장과 얼마나 가까운 사람이냐보다 그 분야와 얼마나 가까운 사람이냐가 우선돼야 한다. 전문성이 필요한 자리까지 선거캠프나 인수위에서 이어진 인연이 중요한 인사 기준처럼 비친다면 '논공행상'이라는 뒷말을 피하기 어렵다.

지역 디자인업계에서는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기관장급 인사가 이어지는 만큼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며 "전문성과 능력을 최우선으로 삼아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지 않는 인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광주디자인진흥원장 인선이 주목받는 이유다. 민형배호의 산하기관 인사 원칙이 '전문성과 능력'인지, '인연'인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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