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추석 명절을 앞두고 원가를 부풀려 물가 부담을 높인 식품 유통업체와 외식 프랜차이즈, 계란농가 등 41곳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들 업체는 거짓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허위로 원가를 높이는 방식으로 모두 1조 원의 세금을 누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세청은 농축산물・가공식품・외식 프랜차이즈 등 체감 물가와 밀접한 먹거리 관련 업체 38곳과 패션잡화 등 생활 소비재를 취급하는 플랫폼 업체 3곳 등 총 41개 업체를 조사중이라고 14일 밝혔다.
또 가족이 대표로 있는 별도의 농업회사법인에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산란용 병아리를 넘겨 이익을 분산해 세금을 탈루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계란 수급 불안정으로 '금란'으로까지 불리는 상황에서 인위적으로 가격 상승을 부추겨 온 생산자업체들의 수익 축소 신고 사실에 대해 조사를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곡물과 과일, 육류 수입 유통업체 12곳도 적발됐다.
참깨, 파인애플 및 우돈계육을 수입하며 할당관세 혜택 등을 받아온 업체들 중 허위로 경비를 부풀리고 매출 신고를 누락한 사업자도 조사대상에 포함됐다.
0%의 할당관세율로 돼지고기를 수입해 온 한 업체는 매출처와의 거래 관계 중간에 대표자 자녀 명의의 유령 사업자를 끼워넣어 유통 마진을 챙긴 후 단기간에 폐업하여 할당관세 혜택을 가로채기도 했다.
한 참깨 수입업체는 위장 업체를 설립해 매출액을 해당 업체에 분산시키고, 법인자금을 빼돌려 대표 배우자 명의로 아파트를 여러채 구매하고, 자녀에게 현금을 증여하기도 했다.
원재료 가격 오름세에 편승해 판매가격을 올린 뒤 이를 소비자가에 전가시킨 가공식품 업체・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및 배달 플랫폼 업체도 조사 대상으로 선정됐다.
소스와 만두류 제조업체의 경우 퇴직 임원이 설립한 특수관계법인에 수수료를 과다 지급하고, 사주 자녀가 지배하는 법인 물류센터 사용료를 대신 지출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빼돌렸다.
사주 자녀가 본부장으로 근무중인 해외 현지법인에 투자금 명목으로 고액을 송금하여 역외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도 포착됐다.
한 종합식품업체는 원재료비와 물류비 등 제조원가 상승을 이유로 가공식품 가격을 대폭 인상하였으나, 실제로는 국내외 특수관계법인이 부담하여야 할 비용까지 제품 원가에 포함시켜 소비자에게 전가했다.
국세청 조사 대상에 올라간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3개는 핵심 원부자재 공급가를 인상해 가맹점주와 소비자에게 이중으로 부담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적으로 2천여개의 가맹점을 가진 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사주의 개인적인 지출을 가맹점주 지원 관련 비용으로 바꿔치기했다.
또 다른 가맹본부는 사주가 직원 명의로 가맹점을 운영하면서 소득을 분산하고, 한 대당 수억 원에 달하는 슈퍼카를 법인 명의로 3대나 취득해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사업자는 막대한 프로모션 비용을 음식점과 슈퍼마켓 등 입점업체에 수수료와 광고비 형태로 떠넘겨 왔다. 또 국내에서 창출한 1조 원대 이익을 세금 부담 없이 해외 지배주주에게 이전했으며 해외 관계사에 업무지원 용역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부가가치세 매입세액을 부당 공제받기도 했다.
패션 플랫폼 업체의 수수료 갑질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해당 업체는 월등한 플랫폼 이용률을 이용해 입점업체에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해 부담을 전가하거나 기습적으로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특수관계법인에 광고비와 용역비 과다 지금해 원가를 부풀린 혐의도 확인됐다. 또 법인 명의로 고가 아파트를 임차해 사주가 개인적으로 거주하는 '황제 사택'도 이번 국세청 조사에서 적발됐다.
국세청은 "재료비・유통비용 등 가격 인상의 명분이 되는 생산 원가의 적정성 및 거래처와의 정상 거래 여부, 그리고 법인자금 유출로 부를 축적해 온 사주 일가의 재산 형성과정을 중점 점검해 실생활 밀접 분야에서의 탈루행위를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엄정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