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혁명의 이름 뒤에는 단두대와 학살, 물속에 잠긴 죽음의 역사가 있었다.
프랑스 작가 조나탕 베르베르의 장편소설 '단두대와 욕조'는 프랑스 혁명 이후 공포정치 시기, 낭트를 배경으로 한 역사 미스터리 스릴러다. 자유와 평등의 상징으로 기억되는 프랑스 혁명 이면에 가려진 폭력과 학살의 역사를 추적한다.
소설은 공화군 병사 시몽이 전투에서 승리한 뒤 고향 낭트로 돌아오면서 시작된다. 시몽은 가족의 시계 공방이 난장판이 되고, 어머니는 감옥에 끌려갔으며, 아버지는 체포 과정에서 총살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가족에게 닥친 비극의 배후에 총독 카리에르가 있다고 판단한 시몽은 복수를 결심한다. 카리에르 암살을 시도하지만 실패하고, 자신을 창녀라고 소개한 샤를로트의 제안으로 다른 방식의 복수에 나선다.
낭트에서는 사람들이 알 수 없는 이유로 끌려가고, 감옥에 갇힌 죄수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일이 벌어진다. 시몽은 카리에르의 만행을 밝혀내기 위해 그의 수하인 램버티 부대에 잠입하고, 그 과정에서 더 큰 참극과 마주한다.
작품의 부제는 '방데의 한을 풀어 준 남자의 이야기'다. 방데는 프랑스 서부 지역으로, 프랑스 혁명기 내전인 방데 전쟁의 발원지다. 소설은 혁명에 반대한 반란으로만 기록됐던 사건의 이면과 공화파가 민중을 상대로 벌인 공포정치의 폭력을 함께 다룬다.
출판사는 카리에르가 실제로 사람들을 물에 빠뜨려 죽였고, 낭트의 루아르강 지역을 국가적 '욕조'라고 불렀다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작품이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조나탕 베르베르는 특정한 시대와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미스터리 스릴러를 써온 프랑스 작가다. 장편소설 '심령들이 잠들지 않는 그곳에서'로 데뷔했으며, '단두대와 욕조'는 그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이번 작품에서 그는 혁명의 후광에 가려진 가장 어두운 그림자를 서늘하게 그려낸다.
조나탕 베르베르 지음 |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