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문화부 장관, 가자 폭로 다큐 베네치아 수상에 "국적 박탈"[이런일이]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민간인 학살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나자'(NAZA)로 베네치아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은 유발 아브라함 감독(오른쪽)과 레이철 쇼르 감독. 연합뉴스

이스라엘 문화체육부 장관이 가자 지구 내 팔레스타인 민간인 집단 학살을 다루며 제83회 베네치아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은 다큐멘터리 '나자'(NAZA)의 감독들의 국적을 박탈하겠다고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스라엘 미키 조하르 문화체육부 장관은 14일 자신의 엑스(X, 구 트위터)에 "베니스 영화제에서 더러운 영화 '나자'가 수상한 것은 충격적"이라며 "문화부 장관으로서, 국가를 배신한 비열한 제작자들의 이스라엘 시민권을 즉시 박탈하기 위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국을 해치기 위해 전 세계 유태인 혐오자로부터 박수를 받으려는 제작자들의 자기혐오는 상상할 수 없는 국가에 대한 배신"이라며 "이것이 바로 내가 이스라엘 시민들이 더 이상 자신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이스라엘 국방군(IDF)과 이스라엘에 대한 모욕을 지원하지 않도록 영화 산업의 주요 개혁을 주도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에서는 간첩 행위나 반역죄를 저지른 사람이나 테러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에 대해 국적을 박탈할 수 있다.
 
이스라엘 출신 감독 유발 아브라함과 레이철 쇼르가 공동 연출한 영화 '나자'는 80분짜리 다큐멘터리로, 이스라엘 정보·군 관계자 24명의 익명 증언을 토대로 이스라엘군의 공습 표적 선정과 민간인 피해 산정 과정의 실태를 고발했다.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민간인 살상을 고발한 다큐멘터리 '나자'(NAZA) 스틸컷. 베네치아 국제영화제 제공

영화 제목인 '나자'는 '네제크 아가비'(Nezek Agavi)의 앞 글자를 딴 군사 용어에서 유래했다. '네제크 아가비'는 히브리어로 '부수적 피해'를 뜻하며, IDF가 공습 시 예상되는 민간인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군사용 약어다.
 
'나자'는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첫 상영 후 24분 30초 동안 기립 박수를 받았으며, 가자 전쟁을 다룬 영화가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큰 주목을 받은 것은 지난해 '힌드의 목소리' 이후 두 번째다.
 
유발 아브라함·레이철 쇼르 감독은 팔레스타인 출신 바젤 아드라·함단 발랄 감독과 함께 지난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현실을 다룬 다큐멘터리 '노 아더 랜드'(No Other Land)로 베를린 국제영화제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다큐멘터리상을 받은 바 있다. 당시에도 조하르 장관은 "영화계의 슬픈 순간"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번 수상을 두고 나프탈리 베넷 전 이스라엘 총리 역시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나자'가 상영된 다음 날인 11일 자신의 엑스에 "피의 중상모략"이라며 "특히 고통스럽고 분노스러운 것은 이러한 거짓말이 이스라엘 영화 제작자들에게서 나왔고, 이제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가디언에 따르면 좌파 연합 정당인 하다시-타알의 유세프 자바린 대표는 감독들의 수상을 축하하며 "가자지구에서 자행되는 끔찍한 범죄와 잔혹한 현실을 수백만 명에게 알린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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