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안광률 대표의원(시흥1)이 추미애 경기지사의 재정위기 대응 방식에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었다. 재정위기 대응을 위해 일률적으로 예산을 삭감하고 의회와 충분히 소통하지 않는 방식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민생 예산 복원을 예고했다.
안 의원이 추 지사를 공개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 의원은 같은 당 소속인 추 지사에 대해 "같은 여당이라는 점을 고려해 입장을 밝히는 것을 자제해왔다"면서도 이날은 "이제 행동해야 할 때가 됐다"며 작심 발언의 배경을 설명했다.
"재정위기라면 도민 버팀목 돼야"…민생 예산 복원 예고
안 의원은 14일 대표의원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도민들의 먹고사는 문제가 최우선"이라며 "민생과 관련된 예산은 다 복원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지사가 복원 예산에 부동의하더라도 의지를 꺾지 않겠다"고 덧붙였다.추 지사의 최근 정치적 행보를 두고는 "재정위기라고 선언했으면 재정위기 타파를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 더 고민해야 한다"며 "정치를 할 거면 중앙무대에서 해야지 왜 지사를 하고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지방소비세 확대 등 세입 확충을 위해 추 지사가 중앙정부와 적극적으로 협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살리고 복원할 수 있는 예산은 다 복원할 것"이라며 재원 마련 방안 역시 도 집행부와 의회가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후조리비 지원 중단도 민생 예산 삭감의 사례로 들었다. 그는 "출산율을 높이자고 얼마나 얘기했느냐"며 "돈이 없으니까 안 준다는 것은 출산을 하라는 것이냐, 말라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특히 10~12월 출생아가 지원에서 제외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추가 3개월분 예산을 편성해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삭감안 내고 오라 하면 소통인가"…의회와 협의 없이 감액추경
의회와 도 집행부 간 소통 부재도 강하게 문제 삼았다. 안 의원은 민주당 도당위원장, 도의회 의장과 함께 추 지사를 만나 추경 전 2주에 한 번씩 당정협의회를 열자고 제안했지만 지금까지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감액추경 과정에서도 민주당 대표단과 충분한 협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통의 창구가 전혀 없다"며 "재정적인 문제가 있어서 삭감안을 낸다는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삭감안을 내고 문을 열어뒀으니 언제든 오라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예산 권한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예산 편성권은 집행부에 있지만 심의를 하는 것은 의회의 몫"이라며 집행부가 편성한 감액안을 의회가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의회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내년도 본예산에서도 기계적인 삭감이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재정 여건이 어렵더라도 사업별 필요성을 따져야 하며, 국비 매칭 사업 역시 감당할 수 없다면 선택적으로 포기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안 의원은 이날 발언이 추 지사와의 정치적 대립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싸우자는 것이 아니라 이런 것들을 같이 머리 맞대고 일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라며 "목표는 도민을 위해서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게 민주당이 살 길이고 추 지사가 살 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