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2기' 개각의 분수령인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15일 열린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조기 낙마로, 야당의 화력은 일제히 '김승원 낙마'를 겨누는 양상이다.
이른바 '김생용사(金生龍死)'가 현실화된 만큼, 이제는 개각의 핵심인 법무장관을 정조준해 이재명 정부의 '인사 참사'를 부각하겠다는 취지다. 장외 저격수로 존재감을 과시 중인 무소속 한동훈 의원도 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면 정권이 위태로워질 것이라며 "김생이사(金生李死)"를 외치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게이트'로 비화 중인 제넨셀 신약 로비 의혹을 내세우는 한편, 음주운전 전과 및 '공소 취소' 입장 등을 전방위 난타할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정치 검찰' 프레임으로 맞불을 놨다. 청탁 의혹 수사가 애초 친명계를 겨냥한 표적 수사였다는 주장이다. 청문회를 달굴 핵심 쟁점 세 가지를 짚어 봤다.
①특검 주장까지 나온 '신약 로비' 의혹
신약 로비 의혹은 김 후보자의 적격성을 판가름할 최대 뇌관이다. 공사 구분을 못하는 공직자가 국가 사법시스템을 총괄하는 부처의 수장으로 적합하냐는 문제의식에서다.사건의 발단은 2021년 10월,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던 제넨셀이 창립자 강세찬 교수와 동업관계인 브로커 양모씨를 거쳐 식약처의 임상 승인을 촉구한 것. 양씨의 부탁을 받은 김 후보자가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직접 연락한 것이 포인트다. 1주일 뒤 제넨셀의 최대 주주는 업체에 113억원을 투자한 세종메디칼로 바뀌었고, 식약처의 승인 발표도 일사천리로 이어졌다. 하지만, 주가를 폭등시킨 호재는 오래 가지 못했다. 한발 앞서 주요 주주로 들어와 있던 조합들이 주식을 전량 매각하고 2~3일 만에 빠져나갔기 때문.
이후 김 후보자는 '대가성 청탁'을 의심한 검찰의 수사를 받았고, 2024년 12월 기소유예(피의사실은 인정되지만 관련 사정 등을 참작해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것) 처분을 받았다. △금품 수수가 없었고 △양씨 등과 공모한 추가범행 정황이 없다는 근거에서다. 이는 여권의 주요 엄호 논리기도 하다. '윤석열 검찰'에서 매듭지은 사건을 왜 뒤늦게 '파묘(破墓)' 하냐는 것.
다만, 논란이 커진 데엔 사적 청탁을 "공익 민원"으로 규정한 김 후보자의 태도가 한몫했다는 평가다. 지금껏 밝혀진 녹취록 등을 종합하면, 해당 청탁은 '국부 유출'을 막기 위한 공익적 목적과 거리가 있었다.
김 후보자는 '오빠-동생'으로 지낸 양씨를 "친한 후배"라고 칭했다. 강 교수와는 일면식도 없었고, 청탁 당시 업체명(제넨셀)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양씨와의 통화에선 "식약처 승인되는 순간, 수천억을 벌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 전 처장도 검찰 조사 시 개별업체를 거명한 국회의원의 청탁 전화가 '예외적'이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세종메디칼 등에 투자했던 소액 주주들은 김 후보자의 행동이 작전세력의 미끼로 쓰였다고 본다. 김 후보자와 양씨, 강 교수 간 '커넥션'을 규명할 재수사 또는 특검 요구에까지 이른 배경이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을 향해 "'쥐약 게이트'의 전모를 밝힐 특검 도입에 즉각 동의하라"고 압박했다.
②與 반격카드로 등장한 '표적 수사' 정황
반면, 민주당은 검찰의 '김승원 수사'가 기획된 표적 수사였다는 주장으로 출구를 모색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야권의 강력한 대권 주자였던 이 대통령을 잡기 위한 '답정너 수사'였다는 것.실제로 CBS 취재 결과, 서울서부지검이 2022년 김 후보자 수사에 착수하며 작성한 보고서엔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과 김 후보자의 관계망 등이 촘촘히 담겼다. 김 후보자는 강 교수 등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담당 검사가 '김승원 국회의원 옷을 꼭 벗기겠다'고 했다고 들었다"는 취지의 증언을 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양씨의 녹취록에 등장한 국민의힘 관계자들이 수사망을 피해 갔다는 점도 문제 삼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런 게 좋다. 되든 안 되든 말하면 빠르다"는 구체적 발언까지 인용하면서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야당에 대해선 정치적 이력과 인맥, 학교 등 야당 대표와 어떻게든 엮어 수사 착수 직후 선택적으로 집중 겨냥하고, 다른 한쪽은 정황이 드러나도 손대지 않는 수사가 제대로 된 수사인가"라고 반문했다. 김 후보자가 임상 관련 허위 데이터를 제공받고 청탁에 나선 정황을 인지하고도 검찰이 수사를 끌었을 가능성도 새롭게 제기된다.
이 같은 논리는 야권 선두에서 김 후보자를 저격해온 한동훈 의원을 동시 직격하는 효과도 있다. 민주당은 그간 한 의원이 검찰발(發) 자료를 자의적으로 짜깁기한다고 비판해 왔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을 위시한 여권 법사위원들은 해당 수사가 '한동훈 법무장관 시절'이었다는 점을 부각하며 "검찰권 남용과 정치공작의 실상을 국민 앞에 낱낱이 밝혀내겠다"고 강조했다.
③'李 사법리스크' 관련 중립성 문제
마지막으로,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와 직결된 '공소 취소' 문제를 들 수 있다. 야권이 이번 인선의 최대 함의로 의심하는 대목이다. 김 후보자가 민주당 내 '공소 취소 모임'을 이끈 당사자였기 때문이다.해당 모임은 올 2월 윤석열 정권 때 검찰의 조작기소를 바로잡자는 목표로 출범했다. 검찰개혁 강경파인 김 후보자는 당시 "대통령 공소 취소는 헌정질서와 사법정의를 바로 세우는 조치"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진보 진영에서조차 김 후보자의 중립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분출한 배경이다. 역으로, 국민의힘에서 대통령이 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거라고 보는 이유기도 하다. 장동혁 대표는 "대통령과 민주당이 '김승원 일병 구하기'에 올인하는 이유는 민생보다 이재명 면죄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맹폭했다.
다만, 김 후보자는 법사위에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에서 "법무장관에게는 공소 취소 권한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국회의원의 정치적 활동과 장관의 직무는 구분된다"며 "과거 입장이 사건 처리나 인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