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거래일 만에 시총 300조 증발…'삼중고'에 쪼그라드는 증시

코스피·코스닥 합산 시가총액, 일주일 만에 다시 6천조원 아래로 밀려
중동전쟁發 고유가·고금리에 AI 투자 경계까지 '삼중고'

국내증시 시가총액이 주가 급락에 따라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중동전쟁 장기화로 인한 고유가와 고금리에 이어, 미국 빅테크 사이에서 불거진 인공지능(AI) 개발 '속도조절론'으로 투자심리가 한껏 위축된 모습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14일) 정규장 마감 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 합계는 5958조 9483억 95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피 시총이 5507조 1343억 7900만 원, 코스닥 451조 8140억 1600만원이다.

지난 10일 코스피와 코스닥 시총 합계가 6271조 7174억 4700만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단 2거래일 만에 312조 7690억 5200만 원(5%)이 증발했다.

이로써 코스피·코스닥 시총 합계는 지난 7일 6천조 원대를 탈환(6232조 2270억 6천만 원)한 지 일주일 만에 다시 6천조 원 선이 붕괴됐다.  

국내증시 시총은 빠르게 줄고 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인 9114.55포인트를 기록한 6월 22일 코스피 7449조 5927억 9300만 원, 코스닥 543조 8033억 3천만 원으로 8천조 원에 육박(총 7993조 3961억 2300만 원)했던 것과 비교하면 2034조 4477억 2800만 원(20%)이 사라졌다.

국내증시 시총은 지난 1월 2일 사상 첫 4천조 원을 돌파한 뒤 한 달 만인 2월 3일 5천조 원을 넘어섰고, 이후 이란 전쟁 여파로 인한 변동성에도 두 달여 만인 4월 27일 다시 6천조 원, 이후 8거래일 만인 5월 11일 7천조 원마저 돌파한 바 있다.

특히 6월 19일 장중 한때 처음으로 8천조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당시 코스피지수는 9336.96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6월 22일 8천조 원에 육박했던 시총은 7월 2일 7천조 원을 내준 데 이어, 7월 20일 6천조 원 아래로 밀려났다. 이어 7월 30일엔 5천조 원 아래까지 밀렸다가, 다음 거래일 다시 반등해 줄곧 5천조~6천조 원대에 머물며 등락을 거듭해 왔다.

코스피지수와 같은 흐름이다. 코스피지수는 올 초 4천 포인트(P)로 출발해 1월 5천피, 2월 6천피를 돌파한 뒤 5월 7천피와 8천피를 넘어 6월 9천피 넘게 치솟았지만 7월 들어 빠른 속도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7월 들어 5천 포인트 초반까지 내렸던 지수는 이후 반등해 6천~7천 선에 머물고 있다.

전날 국내증시 시총을 다시 6천조 원 아래로 밀어낸 주가 하락은 중동전쟁 장기화로 인한 고유가·고금리에 더해 주말새 불거진 인공지능(AI) 개발 투자의 속도조절론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아침부터 3.22% 급락한 6687.29에 정규장 거래를 시작한 뒤, 끝내 6684.37(3.26%↓)에 마감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는 AI 발전 속도가 가팔라지기 시작한 점을 경고, "나는 오랫동안 업계가 이 기술에 위험이 있다는 사실에 대해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해왔다"며 속도 조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가 동조하며 글로벌 투심이 얼어붙었다.

당장 AI 투자에 중대한 변화가 있진 않더라도, 그간 AI 개발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해온 이들 기업 수장이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명한 점은 당분간 국내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나증권 박승진·신민건 연구원은 "AI 속도조절론은 국가 간의 경쟁 상황이나 후발주자들의 위치, 투자 중심의 경제 모멘텀과 트럼프 정부의 정책 방향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기준이 수립되기 어려운 부분이겠지만, 사용자 패턴 변화 및 장기 가격 결정력 전망에 대한 고민과 맞물려 단기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들"이라고 짚었다.

중동 사태로 인한 고유가·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장기화할 조짐도 우려를 더한다. 미국 현지 시간으로 15~16일 열리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어 17일엔 영국 영란은행(BOE), 18일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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