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제유가 상승에도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수출·수입 물가가 모두 하락했다. 특히, 수입 물가는 석 달 연속 내렸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올해 8월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20년 수준 100)는 156.31로, 7월(160.14)보다 2.4% 하락했다.
수입물가지수는 지난 6월 4.2% 하락해 2023년 11월(-4.3%)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뒤 석 달 연속 내렸다. 하락 폭도 7월(-1.0%)보다 커졌다. 하지만 1년 전과 비교해서는 광산품, 석탄 및 석유제품 등이 올라 15.6% 상승했다.
용도별로 보면 원재료는 광산품(+2.1%)을 중심으로 전월보다 1.5% 상승한 반면, 중간재는 화학제품(-6.1%), 1차금속제품(-4.2%) 등을 중심으로 4.0% 하락했다. 자본재와 소비재도 각각 4.2%, 4.4% 내렸다.
중간재 중 석탄 및 석유제품은 3.6% 올랐지만 화학제품(-6.1%), 전기장비(-5.6%),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5.3%), 기계 및 장비(-4.8%) 등이 크게 떨어졌다. 세부 품목별로는 커피(-9.3%), 수산화리튬(-9.1%), 돼지고기(-8.0%), 시스템반도체(-6.1%), 휴대용전화기(-6.1%), 2차전지(-6.0%) 등이 하락을 주도했다.
정재훈 한은 물가통계팀 과장은 "지난달 국제유가가 상승했으나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화학제품, 1차금속제품 등이 내려 수입 물가가 전월보다 하락했다"면서 "다만 환율 효과를 제외한 계약 통화 기준으로는 전월보다 3.2% 상승했다"고 말했다.
8월 두바이 유가는 평균 배럴당 88.75달러로 전월(76.75달러)보다 15.6%가 상승했다. 반면, 8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1,406.30원으로 전월(1,497.43원)보다 6.1% 내렸다.
8월 수출물가지수(원화 기준)는 183.23으로 7월(190.32)보다 3.7% 하락했다. 2022년 12월(-6.1%) 이후 3년 8개월 만에 가장 많이 내렸다. 6월(-0.1%) 이후 7월에 0.9% 올랐지만 한 달 만에 다시 떨어졌다.
국제유가가 오르며 석탄 및 석유제품은 상승했지만 환율 하락으로 대부분의 품목이 내렸다.
공산품은 석탄 및 석유제품(0.3%)이 올랐지만 화학제품(-5.3%) 등이 내리면서 전월보다 3.7% 하락했고 농림수산품은 냉동수산물(-2.6%)이 내려 2.0% 떨어졌다. 세부 품목 별로는 경유(+2.8%), 제트유(+2.4%)가 올랐지만 알루미늄판(-11.4%), 2차전지(-6.4%), 합성섬유직물(-6.1%), 화장품(-6.1%) 등이 많이 내렸다.
이흥후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이달 물가 전망과 관련해 "9월 1~11일까지 환율이 8월보다 3.7% 하락했지만, 중동 지역 충돌이 재개되면서 국제유가가 23.8% 올라 상·하방 요인이 혼재해있다"면서 "다만, 1년 전보다는 국제유가 상승폭이 크게 확대됨에 따라 이달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두자릿수의 높은 상승률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8월 무역지수(달러 기준)는 수출물량지수가 153.48로 1년 전보다 25.9% 높아졌다.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화학제품 등이 증가하며 지난해 11월부터 열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수출금액지수도 237.04로 75.8% 올랐다.
8월 수입물량지수(126.61)와 수입금액지수(163.09)는 1년 전보다 각각 12.0%, 23.1% 상승했다.
한 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19.90으로 1년 전보다 27.1% 상승했다. 1988년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대 증가율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가격 상승폭(39.6%)이 확대된 반면, 국제유가 상승을 반영한 광산품 등 수입가격 상승폭(9.9%)은 전월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인 소득교역조건지수(184.02)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27.1%)와 수출물량지수(25.9%)가 모두 올라 1년 전보다 60.0% 상승했다. 역시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