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계 최대 상용차 박람회 'IAA 트랜스포테이션 2026'(IAA)에 주도적으로 전시한 차량은 총 10대로, 전동화 목적기반차량(PBV)인 더 기아 PV7과 PV5 각각 3대, 7대다.
하지만 14일(현지시간) 이 행사가 열린 독일 하노버 현장에서 마주친 해당 PBV 기반 개조차는 20대가 훌쩍 넘었다. 여러 업체들이 기아의 PBV를 하나의 '오픈 플랫폼'으로 활용해, 목적에 맞는 '맞춤형 차'로 개조한 뒤 전시회에 참여한 결과다.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한 가운데 두고, 쉽게 탈바꿈 할 수 있는 '탑승자 중심' 상용차를 글로벌 새 기준으로 제시하겠다는 기아의 전략이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기아는 정형화된 차종을 똑같이 찍어내던 자동차 공장의 틀을 깨고, '차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라는 목적이 정체성인 'PBV'의 특성을 살려 맞춤형 유연 생산 체제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같은 공장에서도 사양이 다른 여러 'PBV 틀'이 만들어진다. 이 틀은 오토랜드 화성 인근 컨버전 센터로 옮겨져 '맞춤 옷'처럼 고객 목적에 맞게 완성된다.
PV5의 성공을 씨앗 삼아 체급을 한 단계 키운 두 번째 기아 경상용차 PV7의 IAA 세계 최초 공개 현장에는 이 같은 독특한 차량 특성을 주목하는 수많은 관람객들이 행사 시작 10여분 전부터 발 디딜 틈 없이 몰려들었다.
수백 명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무대에 선 송호성 기아 사장의 첫 발언은 "네, 가능합니다(Yes, it's possible)"였다. 기아는 경상용차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탑승 시간이 비교적 긴 편임에도, 선택지가 많지 않아 차량 불편을 감내하는 경우가 많다고 판단했다. 송 사장의 발언은 이런 다양한 불편을 해소하는 '탑승자 맞춤형 차량'이 나올 수 있는지에 대한 대답이다. 그 대답을 현실화 한 PV7이 등장하자 객석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왔다.
송 사장은 "PV7은 단순히 크기가 커진 PV5가 아니다"라고 말하며 이 차가 업무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음을 강조했다. 기아는 PV7이 '업무 파트너'로서 갖춘 3대 핵심 장점으로 비즈니스 맞춤형 하드웨어·소프트웨어·서비스를 앞세웠다.
차량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탑승 편의성은 '기본'이라는 점도 강조됐다. 기아는 PV7에 충돌 에너지 분산에 최적화된 전용 EV 플랫폼을 바탕으로 다양한 안전과 첨단 운전자 보조 사양을 적용해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했다. 또 서라운드 뷰 모니터 등을 통해 장거리, 반복 운행 환경에서 운전자의 피로를 줄이고 주행·주차 안전과 편의성을 높였다.
PV5에서 출발한 기아의 '맞춤형 차' 시장 주도 노력에 대해서는 긍정 평가가 다수다. 실제로 PV5는 '2026 세계 올해의 밴'을 비롯해 여러 상을 수상했다. 작년 6월에 출시된 PV5는 올해 7월 말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5만 3천 대 넘게 판매됐다.
해당 PVB를 기반 삼은 여러 기업들의 개조차 전시도 기아의 의도가 정확히 현실화 된 결과다. IAA에 기아관 들어선 '홀13' 공간 곳곳에서는 다양한 용도로 개조된 PV5를 여러 대 접할 수 있었다. 상용차용 공구함·보관함을 제조하는 회사 '다켄'(DAKEN)은 차량 상단에 보관함을 설치한 PV5를 전시했다. 기자재 업체인 '리제니움'(Ligenium)도 차량 뒤편을 자재 수납함 등으로 개조된 PV5를 전시했다. 리코시스템(Ricosystem)과 CSA 등도 장비 보관용으로 PV5를 개조했다.
홀13에는 전시관 두 곳 가운데 한 곳 꼴로 기아의 PBV 기반 개조차가 전시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차량 확장성이 부각됐다. 기아 부스에선 '푸드트럭'으로 변신한 PV5에서 붕어빵과 커피를 제공하기도 했다.
기아는 PV5의 성공을 기반 삼아 보다 넓고 유연한 공간 등을 확보한 PV7을 내년 6월부터 본격 생산해 2028년까지 23개 유형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차세대 모델인 PV9은 PV7와 2년 정도의 시간차를 두고 출시될 예정이다.
한편 기아 PV7의 주요 경쟁자로 평가받는 차량들도 이번 전시회에 등장해 신경전을 펼쳤다. 중형 전기 밴 시장에서 실용성과 대용량 배터리를 강조한 모델로 평가받는 포드 'E-트랜짓 커스텀'(Transit Custom)도 기아와 같은 Hall13 현장에 전시됐다. 이 차량은 유로NCAP 충돌 테스트에서 최고 등급인 별 5개를 획득했다.
기존 밴에서는 보기 드문 디자인을 갖추고, 사용자 경험에 초점을 맞췄다고 평가받는 폭스바겐 'ID. 버즈 카고'(Buzz Cargo)도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전기 구동 시스템과 연결 기능이 개선된 이 차량은 5G 모뎀을 포함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갖췄다. 특히 건설과 작업 현장에서 쓰이는 장비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프로파워 온보드(ProPower Onboard) 기술을 활용해 탑승자는 전기 공구, 조명, 노트북 등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이밖에 IAA에는 전동화 상용차와 대형 트럭 등을 직접 운전해 볼 수 있는 테스트 드라이브 프로그램도 운영돼 관람객들의 행사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760개 이상의 부품·기술 업체와 240여 개 차체·특장 업체도 참가한다. 이들 업체들은 전동화 파워트레인과 차량 전장, 소프트웨어, 특장 설루션 등 상용차 산업 전반의 다양한 기술을 소개하며, IAA를 '미래 모빌리티 종합 박람회'로 격상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