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걸그룹 아이브의 대만 콘서트 현장에서 진행된 중국 팬들의 응원 광고에 대만 누리꾼들이 들끓고 있다.
14일 대만 자유시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아이브가 콘서트 중인 타이베이 아레나 외벽 대형 LED 스크린에 3일 연속 중국 팬들의 응원 영상과 함께 '웰컴 투 차이니즈 타이베이'(Welcome to Chinese Taipei)라는 문구가 표시돼 논란이 일었다.
중국 아이브 팬클럽이 자금을 지원한 해당 영상은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각 회당 약 15초 분량으로 하루 6회 송출됐다.
논란이 된 '차이니즈 타이베이'(中華臺北)는 '하나의 중국' 원칙이 포함된 단어로, 대만이 중국의 일부임을 의미한다. 해당 표기는 주로 대만이 올림픽 등 국제 스포츠 대회에 출전하거나 국제기구에 가입할 때 사용하는 대체 명칭이다.
이러한 명칭이 공연장 외벽 광고에 사용된 것을 두고 대만 내에서는 "부적절한 광고"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논란이 확산하자 아레나를 관리하는 타이베이 지하철공사는 아레나 외벽 전광판은 외부 업체가 운영하고 있으며, 해당 광고 내용은 타이베이 아레나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한 문제를 발견하자마자 해당 업체에 방송 중단을 요청했으며, 광고는 수정 후 재승인을 거쳐야만 다시 게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타이베이 지하철공사는 "향후 사전 승인 절차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만 내에서 '차이니즈 타이베이' 문구가 사용되어 논란을 일으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2년 중국 팬들이 태국 드라마 출연진의 대만 방문을 환영하기 위해 타이베이 시내버스에 "중국은 여러분을 환영합니다"라고 광고를 게재했다.
2024년에는 태국 배우 룩카우가 대만 행사 참석차 방문했을 때, 시내버스 265번에 "룩카우, 중국에 온 것을 환영한다"라는 대형 광고판이 설치됐다. 당시에도 해당 문구가 논란이 되며 버스 회사가 광고를 철거했다.
자유시보에 따르면, 우신타이 타이베이시 국가건설당 위원장은 공연 주최 측 웹사이트에 공연 장소를 '대만'이라고 명시했음에도, 타이베이시 정부 관할인 타이베이 아레나가 자국을 깎아내리는 듯한 행태를 보이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타이베이시가 답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진짜 문제는 '중화 타이베이'라는 여섯 글자가 어떻게 심의를 통과해서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큰 디지털 광고판에 45시간 연속으로 게재될 수 있었느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신타이 위원장은 "'차이니즈 타이베이'라는 이름은 국민당 통치 시절 국제적인 정치적 압력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 이름"이라며 "이는 선수들이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불가피한 타협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타이베이에서 열린 콘서트는 한국 아이돌의 공연으로, ('차이니즈 타이베이'를 사용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고 비판했다.
대만 누리꾼들도 "주최 측이 정말 바보 같다" "타이베이 아레나가 생각 없이 광고를 내보냈다" "시장님, 정말 별로네요" "정말 한심하다. 왜 외국인들에게 '차이니즈 타이베이'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말할까" "타이베이 지하철은 차이니즈 타이베이 지하철 이름을 바꿔야겠네"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