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회의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두고 진보당 부산시당과 지역 중소상공인·시민단체들이 잇따라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여야 간 타협을 통해 추경안을 처리했다는 정치권의 '협치' 평가와 달리, 정작 민생회복을 위해 편성된 동백전과 일자리, 소상공인 지원 예산이 대폭 줄면서 추경의 본래 취지가 퇴색했다는 주장이다.
"민생회복 추경인데 민생예산부터 잘렸다"
진보당 부산시당은 15일 논평을 내고 "이번 추경의 가장 큰 명분과 목적은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의 민생회복이었지만, 시의회 심사 과정에서 정작 민생 예산이 상당 부분 삭감됐다"고 밝혔다.특히 동백전과 노인일자리 등 시민 생활과 직결된 예산이 줄어든 반면, 삭감된 재원이 건설·대형사업 중심으로 이동했다고 비판했다.
진보당은 "도시 인프라 조성도 중요하지만 지금 당장 벼랑 끝에 서 있는 서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잿빛 콘크리트가 아니라 팍팍한 일상을 버텨낼 실질적인 지원"이라며 "한정된 재원을 어디에 먼저 써야 하는지 예산 편성의 우선순위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부산 소상공인단체도 "민생 100일 비상조치 온전히 이행해야"
같은 날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는 부산지역 중소상공인·시민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전재수 부산시장의 '민생 100일 비상조치' 관련 예산 삭감 철회를 요구했다.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부산지부, 한국마트협회 부산지부, 부산참여연대 등 10개 단체는 "동백전 캐시백 확대와 소상공인 에너지바우처, 노인·신중년 일자리 확대는 무너진 골목상권을 다시 일으킬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시의회가 추경 심사 과정에서 동백전 예산 1290억 원 가운데 부산시 매칭분 300억 원을 삭감하고 노인일자리 31억3900만 원과 신중년 일자리 5억3천만 원을 전액 삭감했다고 지적했다. 또 공공배달서비스 예산은 6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줄고 에너지바우처 역시 60억 원이 삭감됐다고 밝혔다.
단체들은 "민생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모든 예산을 무조건 통과시키라는 것이 아니다"면서도 "100일짜리 민생 약속이 시민들의 절박한 목소리 위에 서 있고, 민생 현장은 더 기다릴 시간이 없다는 사실을 시의회가 외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협치' 평가에도…"시민 생존권 밀리면 온전한 협치 아냐"
이번 추경안 처리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소야대 구도 속 부산시와 시의회가 타협점을 찾은 협치의 결과라는 평가도 나온다.하지만 진보당은 "정치적 대화와 타협의 결과가 시민의 생존권을 후순위로 미루는 것이라면 온전한 협치라고 보기 어렵다"며 "진정한 협치는 여야가 뜻을 모아 시민의 고통을 덜어주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소상공인단체들도 부산시의회에 민생 100일 비상조치 관련 예산 삭감·조정을 철회하고, 동백전 캐시백 15% 확대를 100일간 온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노인·신중년 일자리와 공공배달서비스, 에너지바우처 등도 원안대로 집행할 것을 요구했다.
진보당 부산시당은 이번 추경 논란을 계기로 고물가와 경기 침체 속 민생 문제를 지속적으로 부각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10월 31일에는 '민생회복 시민대회'를 열고 불평등 해소와 서민경제 회복을 촉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