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경제정책의 컨트롤타워로서 각 부처를 조율하고 정책 결정에 책임지는 '경제사령탑'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제부총리가 경제정책의 사령탑이 돼야 한다'는 견해에 대한 생각을 묻자 "위원님 말씀에 공감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문재인 정부 당시 김동연 부총리와 장하성 정책실장 사이의 경제정책 주도권 논란을 거론하며 "경제 현실에 관련해서는 정확한 해법을 부총리가 제시해 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부총리로 취임하게 되면 경제팀의 수장으로서 각 부처의 역량을 최대한 모아 경제팀이 원팀이 되도록 하고, 미리 조율도 하고 그와 관련해서 책임도 지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경제철학으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제시했다.
그는 "창의와 활력을 존중하는 시장경제의 원칙을 지키되,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민생을 안정시키는 정부가 필요한 적극적 역할을 다해야 한다"면서 민생 안정, 경기 회복세 공고화, 대외 정책 등을 역점 과제로 꼽았다.
통화·재정정책에 대해서는 긴축적 통화정책과 선별적 재정지원의 조합을 강조했다. 안도걸 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유동성 관리 기조에 대한 견해를 묻자 이 후보자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수출 확대와 경상수지 흑자로 해외 유동성이 국내로 유입되고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관리 기조 큰 틀에서는 유지가 되는 게 전체적인 거시경제 관리도 좋고 또 실질적인 어떤 리스크 관리에도 다 도움이 된다"고 했다. 다만 청년이나 실수요자 등 금융 접근성이 떨어지는 계층에는 필요한 부분을 '타겟팅해서 완화'하는 선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재정은 통화긴축에 따른 취약계층의 부담을 보완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충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리 인상으로 취약차주의 어려움이 커질 경우 재정이 지원하는 한편, AI 등 미래산업 투자를 통해 성장능력을 높이고 총공급을 확대하는 것이 물가 안정과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경상수지 흑자 확대에 따른 유동성 공급 압력에도 선제적 관리 필요성에 공감했다. 정부의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인 2900억달러보다 실제 흑자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보다 더 늘어날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재정건전성에 대해서는 내년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를 GDP 대비 0.1% 수준으로 낮추고 국가채무비율도 5년 뒤 49%까지 낮추겠다고 밝혔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가 17년간 보유한 경기 과천 아파트의 '비거주 1주택' 논란도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국민의힘 이종욱 의원은 이 후보자가 2009년 4억 2천만원에 매입한 과천 아파트에 17년간 보유하면서 실제 거주한 기간은 4개월에 불과하다며 "이재명 정부 기준에 따르면 전형적인 투기세력으로 분류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는 비거주 사실만으로 투기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2009년 청와대 근무를 위해 별도의 전셋집을 구했고 이후 세종시 이전과 자녀 교육 문제 등으로 실거주가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실제 거주 기간은 2012년 세종·대전으로 이동하기 전 약 2개월, 해외 근무 후 귀국해 거처를 옮기는 과정에서 약 2개월이라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굉장히 특이한 경우라는 것은 저도 이해한다"면서도 투기 목적의 보유는 아니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에 민주당 문진석 의원은 당시 아파트 매입가가 4억 2천만원, 전세보증금이 약 1억 1천만원이었다는 점을 들어 '갭투자'로 보기는 애매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과천 아파트가 재건축되면 실입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후보자는 모두발언을 통해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호황 등에 힘입어 수출과 투자를 비롯한 주요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며 "금년도 3% 성장이 가시화되고, 1인당 국민소득도 4만달러대로 한 단계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다만 글로벌 통상질서의 불확실성과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위험, 산업·지역·세대 간 양극화 등 구조적 문제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우선 물가 안정과 일자리·소득 기반 확충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또 거시경제 안정과 성장동력 확보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반도체 업황과 글로벌 금리, 자본 흐름 등 잠재적 위험 요인을 점검하고, 3대 메가프로젝트와 미래 청정에너지·우주항공·첨단바이오 등 7대 첨단기술인 '7-SEED'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