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퓨얼셀이 미국에서 연료전지 대규모 추가 수주를 따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급증하면서 전력망에서 전기를 끌어오는 방식만으로는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데이터센터 주변에서 직접 전력을 생산하는 온사이트 전원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이 배경이다.
두산퓨얼셀은 15일 두산의 미국 자회사 하이엑시엄(HyAxiom)과 3222억원 규모의 PAFC(인산형 연료전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달 초 체결한 5014억원 규모 계약에 이은 추가 수주로, 두 회사의 누적 계약 규모는 8236억원으로 늘었다.
이번 계약 물량은 2028년부터 순차적으로 북미에 공급된다. 하이엑시엄은 제품 공급과 함께 엔지니어링과 시운전, 장기유지보수, 서비스(LTSA)를 맡는다.
이번 수주의 의미는 단순히 계약 규모가 늘어난 데 그치지 않는다. AI 데이터센터가 연료전지의 새로운 대형 수요처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AI 연산이 늘면서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새로 가동하려면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지만 전력망 증설에는 시간이 걸린다. 이에 데이터센터 인근에 발전설비를 설치해 필요한 전력을 직접 공급하는 온사이트 전원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연료전지는 이 같은 수요에 대응하기에 적합한 발전원으로 꼽힌다. 모듈형으로 설치할 수 있어 필요한 만큼 단계적으로 설비를 늘릴 수 있고, 대규모 전력 수요가 발생하는 곳에 비교적 빠르게 전원 설비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산퓨얼셀의 해외 수주 확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 독일 리베리온과 1087억원 규모의 SOFC(고체산화물 연료전지) 스택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이번 수주까지 더해 최근 한 달 동안 해외에서 약 9300억원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국내 주기기 공급 계약까지 포함하면 올해 누적 수주는 약 1조1100억원이다.
두산퓨얼셀은 이번 계약을 계기로 북미 시장에서 연료전지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발전설비를 단순히 판매하는 것을 넘어 엔지니어링과 시운전, 유지보수까지 아우르는 사업 구조를 통해 장기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한편 PAFC는 중대형 발전용으로 활용되는 연료전지 기술이며, SOFC는 상대적으로 높은 발전 효율을 강점으로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분산전원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두산퓨얼셀이 서로 다른 연료전지 기술을 앞세워 국내외 시장에서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이번 실적의 특징이다.
두산퓨얼셀 관계자는 "이번 추가 수주는 미국 시장에서 제품 경쟁력과 공급 대응력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안정적인 납기 대응과 품질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